왜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을까?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늦가을.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내리는 비만큼 그녀의 마음도 싱숭생숭 했다.
몇 달 전에 그와 헤어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혼자서 보내는 생일이 조금은 쓸쓸했기 때문일까..
우울함을 떨쳐 버리기 위해 그녀는 즉흥 여행을 떠나기로 했고, 늦은 오후, 홀로 기차를 타고 강릉으로 향했다.
도착하자 날은 어두워져 있었고,
평일 비오는 저녁이라 그런지 인적은 드물었다.
가을 바다의 운치보다는 스산한 기운마저 느껴졌다.
그녀는 왜 갑자기 강릉에 가고 싶었을까...
일전에 강릉에 해돋이를 보러 왔을 때 절벽에 커다란 크루즈 모양의 리조트를 보면서 언젠가 한번 거기서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던 오늘.
이상하게 그 절벽위에 있던 리조트가 떠올랐다.
오늘은 마침 그녀의 생일이었고,
강릉에서 제일 좋았던 그 리조트는 그녀가 본인에게 주는 기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택시를 타고 리조트 로비에 도착했다.
인포에서 혼자 오셨냐고 묻는다.
그녀는 혼자 여유롭게 리조트를 찾은 것을 내심 뿌듯해 하며, 네! 하며 대답했다.
그러자 의외의 반응이 돌아왔는데,
“저희 리조트는 1인 투숙객을 받지 않습니다.”
“네? 이미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왔는데요?
이 밤에 비도 오고 저는 어디로 가라는 거죠?”
“죄송하지만 예약을 취소하셔야겠습니다.”
“왜 그런거죠?”
“그 부분은 저희 규정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애매한 말을 남기며, 강제 예약 취소를 당한 그녀는 빗속을 뚫고, 한참을 걸어서 어느 횟집 민박집에 숙소를 잡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횟집 사장님께 조금은 황당하고 충격적인 거절의 이유를 듣게 되는데...
그 시절,
그 곳에서는 왜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