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야 잘 팔리는 한국"…팀홀튼, 커피 가격 '두 배' 받아도 '바글바글'
캐내다 현지 가격과 비교하면 아쉬움만…소비자 반응도 미지근"줄을 오랫동안 서서 사 마실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가격대가 높잖아요."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이 이달 국내 진출을 시작한 가운데 현지보다 두 배 이상 비싼 커피 가격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팀홀튼은 현지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얻은 브랜드지만,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 25일 팀홀튼 1호점(신논현역점) 내부 모습. [사진=라창현 기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팀홀튼은 28일 선릉역 부근에 2호점을 개점했다. 지난 14일 신논현역 사거리에 국내 1호점을 개점한 지 2주 만이다. 팀홀튼은 5년 내 한국에 직영점을 150개 이상 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첫 매장 개장 이후 팀홀튼의 기대와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인 모습이다. '오픈런' 등이 생기는 등 개점 초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과는 대비 된다. 실제 포털사이트 등에는 팀홀튼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것 빼곤 괜찮다", "특별하지 않고 현지에 비해 비싸다"는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팀홀튼은 캐나다에서는 미디엄사이즈(M) 기준 블랙커피는 1700원 아메리카노는 2700원 수준이지만 한국에서는 블랙커피 3900원, 아메리카노는 4000원에 판매한다. 개점 당시 팀홀튼의 국내 운영사인 BKR 측은 "각 국가별 경제·시장·니즈·운영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책정했다"고 밝혔다.
미디엄 사이즈의 아메리카노와 애플프리터 도넛(앞), 메이플딥 도넛(뒤) [사진=라창현 기자]
커피뿐 아니라 디저트도 경쟁 브랜드에 비해 비싼 편이다. 팀홀튼 도넛 중 허니글레이즈드 도넛은 20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던킨도너츠와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글레이즈드 도넛 가격이 각각 1500원, 1700원인 점과 비교하면 비싸다. 또 노티드·랜디스 도넛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업체가 많아 디저트류로 소비자를 잡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소비자 락인효과(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를 위한 멤버십 정책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홀튼은 '제조음료' 1잔을 마시면 메이플 1장이 적립되는데, 적립 기준금액이 3900원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반면 스타벅스는 제품에 상관없이 1000원 이상 구매 시 별 1개가 적립된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팀홀튼의 국내 진출 전략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고가 브랜드'에 신경 쓴 나머지 이디야커피처럼 애매한 위치에 놓였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카페 이용 패턴이 고가·저가 프랜차이즈 이용으로 양분되는 상황에서 어중간한 포지셔닝으로 시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팀홀튼이 원래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지만, 현재 책정된 가격은 그 장점을 많이 희석했다고 생각한다"며 "빠르게 변하는 국내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맞춤 전략과 현지화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31/0000800505
/var/www/issuya.com/skin/board/issuya/view/tto_ba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