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고교 야구 한다면…"한국 월 200만원, 일본은 5만원"
자녀가 운동하면 1억 원 든다는 얘기는 과장이 아니다. 김모씨는 일곱 살 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대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 김씨는 “중고교 땐 매달 200만 원씩 들었다”고 했다. 감독과 코치 월급으로 매달 회비 100만 원은 기본이다. 여기에 크고 작은 대회에 나갈 때마다 숙박비와 식비 명목으로 100만 원 안팎의 출전비를 따로 부담한다. 피복과 축구화 구입비, 간식비는 별도다.
초등학교는 회비가 35만 원 선이지만 15만~20만 원씩 드는 2박3일 대회가 자주 열린다. 방학 때 전지훈련을 가면 수백만 원을 내기 때문에 이런저런 비용을 합치면 중고교랑 큰 차이가 없다. 물론 프로축구 구단들이 운영하는 유스팀에 들어가면 부담이 적다. 하지만 유스팀은 연고지당 초중고교 하나뿐이라 입단이 하늘의 별 따기다. 축구 선수 출신인 이현우(37) 시흥 장곡고 교사는 “성적이 잘 나오면 ‘성과 상여금’을 따로 걷는 곳도 있다”고 했다.
일본에선 자녀를 운동부에 보내도 큰돈이 들지 않는다. 일본 초등생의 7.8%가 가입한 공익재단인 스포츠소년단에 따르면, 단원들이 야구 축구 등을 배울 때 내는 활동비는 지역별로 연간 1만~5만 엔(8만7,000~43만6,000원) 정도다. 엔도 게이이치 스포츠소년단 부본부장은 “활동비를 받지 않는 곳도 40%나 된다”며 “선수 경험이 있는 코치가 봉사활동 차원에서 가르치거나, 학부모가 직접 자격증을 따서 지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카츠(部活∙부활동)를 통해 운동을 배우는 중고생도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 오사카 스포츠 명문인 사립 곤코오사카고교의 요코이 가즈히로(48·보건체육 교사) 야구부 감독은 “부원에게 월 5,000엔(약 4만5,000원) 정도 받는다”고 했다. 이렇게 적은 부비만 받아도 운동부 운영이 가능한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가 따로 고용한 전문 코치가 운동부를 지도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학교 교사가 운동부 고몬(顧問∙감독역)을 맡기 때문이다. 도쿄 도립 스기나미소고 고교의 유아카 다나베(36·일본어 교사) 여자 축구부 고몬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일본축구협회 B레벨 라이선스(고교생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를 땄다”고 말했다. 일본도 일부 명문 사립학교에선 제법 많은 부비를 받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축구든 야구든 돈이 너무 많이 드니 학부모들이 운동을 시키려 하지 않는다”며 “지도자들이 학부모 눈치를 보면서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경기에 내보내는 등 경쟁 체제도 왜곡돼 있다”고 말했다.
http://v.daum.net/v/20231115153004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