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들 죄 밝혀줘" 철인3종 선수의 극단적 선택
-경주시청팀 관계자들에 폭행 · 가혹행위 시달려
<앵커>
철인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 22살의 최숙현 선수가 며칠 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전 소속팀 관계자들로부터 몇 해에 걸쳐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해왔다며, 숨지기 전 가해자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먼저 김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장.
한 남성이 욕설을 하며 누군가를 손찌검합니다.
[팀 닥터 : 왜 그래? 체중 는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야 이 XX야 (퍽) 체중 는 게 문제가 아니라고, 응? 울지마라.]
[故 최숙현 선수 : (울음 소리) 아닙니다.]
[팀 닥터 : 이빨 깨물어. (팍) 어디서 양아치 짓을.]
폭행하는 사람은 경주시청팀 팀 닥터, 맞는 사람은 최숙현 선수 등 팀 소속 선수들입니다.
최 씨가 체중 관리기간 음식을 몰래 먹었다는 이유로 동료 앞에서 폭행한 것입니다.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으로 국내 철인3종 유망주였던 최 씨, 고3 때인 2016년 경주시청팀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소속팀 관계자들로부터 가혹행위에 시달렸습니다.
폭행과 욕설은 일상, 음식을 토할 때까지 강제로 먹이는 이른바 '식 고문'도 있었다는 것이 최 씨와 가족의 주장입니다.
[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 : 피가 거꾸로 솟죠. 소름이 돋죠. 진짜 숙현이가 저런 사이에서 이때까지 운동을 했구나….]
끔찍한 기억은 최 씨 일기장에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올 초 소속팀을 부산체육회로 옮긴 최 씨는 지난 3월 감독과 팀 닥터, 선배 선수 2명을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경찰이 지난 5월 말 목격자 진술과 녹취 등을 토대로 감독을 사기와 폭행 혐의로, 나머지 3명은 폭행 혐의로 검찰에 넘겼지만, 최 씨 지인들은 최 씨가 가해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에 시달렸다고 전했습니다.
[故 최숙현 선수 동료 : (가해한) 그 사람들은 변호사를 다 사서 절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최숙현 선수가) 안 되는 싸움인 것 같다고 저한테 얘기했거든요. 기분이 바닥을 쳤다(고 얘기했어요.)]
결국 최 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가해자들이 꼭 벌을 받게 해달라는 마지막 문자를 어머니에게 남긴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최대웅, 영상편집 : 하성원)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863593&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