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정상부에 골프장 추진… 축구장 29개 소나무 잘렸다
지난 3월 22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중턱. 7년 전 인근 사포마을로 귀촌한 전경숙(60·여)씨는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 지리산 자락을 빽빽이 채우고 있던 소나무숲이 흔적조차 사라져서다.
전씨는 “우연히 산에 올랐는데 숲속에 있던 아름드리 소나무가 전부 베어져 있었다”며 “구례군에 확인해보니 일대 21만㎡(약 6만3500평)의 소나무 벌채가 허가된 상태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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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환경훼손·산사태 우려 커”
전남 구례군이 지난 2월부터 소나무 1만600여그루의 벌채를 허가한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벌목 현장과 위치도. 사진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프리랜서 장정필
지리산골프장 조성을 놓고 구례군과 주민·환경단체 사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사업 지역이 지리산국립공원·자연부락과 인접한 산 정상부여서다. 주민들은 골프장 예정지 아래쪽에 사포마을·산수유마을·다랭이논 등이 있어 환경훼손과 산사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전씨는 “마을 위쪽에 골프장이 생기면 잔디용 농약 유출 등으로 농사를 짓지 못할 것”이라며 “지리산국립공원과 170m 거리인 산 정상부에 골프장을 짓겠다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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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29개 면적 소나무 ‘수확 벌채’
전남 구례군이 지난 2월부터 소나무 1만600여그루의 벌채를 허가한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벌목 현장. 사진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지리산골프장 조성 논란은 올해 사업 예정지 안에서 대규모 벌채가 이뤄지면서 불거졌다. 23일 구례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2월 8일부터 산동면 좌사리 일원 산 16개 필지(21만㎡)의 소나무 1만600여그루 벌채를 허가했다. 구간별로는 1차 5만㎡(약 1만5000평), 2차 16만㎡(약 4만8000평) 등 축구장(7140㎡) 29.4개 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