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페스티벌의 종류와 특징
이제 본격적으로 락페 시즌이기도 하고
공연 수요가 하늘 뚫고 있기도 하니까
이번 기회에 관심 있으면 참고해서 가보라고 정리해봄
일단 난 처음 입문했을 때 꽤 막막했음
1. 인천 펜타포트

페스티벌이라고는 한번도 안 가본 사람도 한번쯤은 들어볼 정도로
국내에서 인지도, 규모, 상징성 모든 측면에서 최고 수준에 걸치고 있는 락페임
특이 사항이라면 서양 뮤지션을 섭외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에서 후지, 썸머소닉 같은 대형 락페에서 라인업을 긴빠이 해오는 걸로 유명했지만
갈수록 단독섭외가 늘어나고 있음
또 국내 뮤지션들의 티켓파워가 우상향하고 있는 추세라, 국내 뮤지션 갈수록 우대하고 있음
사명의식이라도 있는지 티켓파워 상관없이
포스트락 계열의 힙스터 장르도 은근 챙겨주는 국내의 극히 드문 페스티벌이기도 함
또 3일권을 묶어서 사면
블라인드, 얼리버드, 정가 등등 16~24만원 내외로 굉장히 가성비가 좋고
국민카드 사용자면 추가 할인까지 들어감
장점: 서양 라인업, 가격
단점: 여름 한복판 페스티벌이라 매우 더움, 부지가 작아서 스테이지간 소리가 겹침, 사람 너무 많아서 고통
2. 부산 락페

수도권에 종합 대형 락페로 펜타가 있다면
그 바깥에는 부락이 있음
특이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락페 부지인데
삼락 부지를 한번에 사용하는 특성상, 한번에 스테이지를 4개씩 운용하는 덕에
스테이지간 이동에서 최대 20분 가까이 소요됨
과거에는 메탈, 하드락 계통 음악으로 유명했지만
지금 와서는 완전히 철지난 이야기가 됐고
펜타와의 차별점은
힙스터 음악을 상당히 배제한, 대중적으로 듣기 좋은 라인업을 대거 끌어온다는 점에 있음
또 최근에는 일본 밴드를 많이 가져오기도 했고
가격은 그 펜타보다도 더 쌈
3일권 정가 23.2만원
장점: 넓은 부지, 대중적으로 듣기 좋은 라인업, 가을에 걸친 시원한 날씨
단점: 2024년 기준 사람이 미어터져서 고통스러울 정도, 부지 특성상 비 오면 진흙밭이 됨
3. 서울 재즈 페스티벌

일명 서재페
펜타, 부락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가격
1일권 18.7만원, 3일원 46만원으로
이세페가 1일 25만원으로 페스티벌계 유례없는 고가정책을 내세우기 전까지는
국내 최고가 페스티벌의 위치를 지키고 있었음
특징은 재즈 계열 뮤지션을 대거 데려온다는 점인데
갈수록 종합 음악 축제를 지향하는 듯 타 장르 라인업을 보강하고 있음
또 해외 라인업을 미친듯이 끌어오고, 그 라인업 하나하나에게 단독공연급 타임테이블을 배정해서 돈값 제대로 한다는 소리를 들음
다른 페스티벌에서 오후타임에 출연하는 팀에 30분 40분 배정할 때
서재페는 노빠꾸로 60분 박아버림
단점: 비쌈
장점: 비싼 값하는 섭외
4. 뷰티플 민트 라이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한국 공연계 큰손인 엠피엠지가 주관하는 양대 페스티벌
특징으로는 극한의 대중성
힙스터픽 그딴 거 뭐임? 이라는 스탠스로 국밥 라인업 위주 무난픽을 쭉쭉 끌어옴
딱 10CM 같은
가격은 1일권 12만원
국내 페스티벌의 1일권 기준 평균적인 시세가 8만원~12만원 정도인 걸 생각하면 딱 표준에서 살짝 비싼 느낌
설명만 보면 특색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특색 없는 대신, 보증된 무난픽 그 자체라서 엄청 잘나감
장점: 무난함
단점: 무난함
5. JUMF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
전주의 부락
지방에서 열리는 페스티벌답게
무난픽인 건 마찬가지지만
거기서 조금 연령대가 올려서 중노년층까지도 포용하려 하는 시도가 보임
예를 들면 김경호는 사실 페스티벌 주류에서 이탈한지 오래인데
JUMF에서는 엄청나게 우대받음
장르도 스까라서 락, 아이돌, 발라드 등 안 가리고 마구마구 배치함
특이사항으로는 섭외 담당자 취향인지 꽤 본격적인 메탈 밴드들을 사이사이 끼워넣어둔다는 점
그리고

개미친 극한의 가성비
장점: 미친 가성비, 메탈, 구수한 라인업
단점: 구수한 라인업
6. 원더리벳 페스티벌

딱 1번밖에 안 열렸지만
그 특이성 때문에 언급하고 따로 넘어가는데
일본 밴드 라인업으로 꽉꽉 채웠고
3일권 기준으로 가성비가 미쳐돌아감
3일 기준 30만원
일본 현지에서 열리는 페스티벌만큼 일본 라인업을 채워놨는데, 일본 현지 페스티벌보다 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데
왜냐면 2024년 리벳 참가자들은 거의 전원이 본토 메이저급 가수였기 때문
돔을 도는 팀이나, 투어에서 수만명씩 동원하는 팀도 심심찮게 있었고
2025년도 개최가 예정되어 있음
장점: 극 제이팝
단점: 극 제이팝
7. DMZ 피스트레인

힙스터들의 오아시스
인디 관심 없으면 살면서 평생 못 들어봤을 라인업 위주로 짜놨고
인디에 관심 있어도 모를 라인업을 많이 데려옴
철원에서 열려서 위치가 까다롭지만, 분위기 하나만 보고도 가볼만 함
양일권 14.3만원, 일일권 9만원 내외
장점: 분위기
단점: 위치
8. 라이브 클럽 데이

페스티벌이라기보다는 주기적인 행사라고 보는데
홍대 앞 주요 공연장들이 협약을 맺어
티켓 한 장 끊으면, 하루종일 클럽 순회하면서 공연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이벤트 같은 거임
벌써 72회를 맞이했을 정도로 자주 개최함
라인업은 인디에서 시작해서 인디로 끝나는데, 드물게 메이저급 팀이 인디 사랑 실천하러 옴
가격은 극도로 저렴한 4만원
9. 더글로우, 세종보헤미안락페, 그린캠프페스티벌, 러브썸, 헤브어나이스데이, 세븐락프라임 등등

크게 특색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페스티벌들이라
한데 정리함
무난한 국밥 라인업을 모아놓고 일일권 10만원 내외 적당한 가격에 하루 즐기기 좋은 페스티벌들
장점은 대중픽이라는 점이고
단점은 공연 좀 본 사람이라면 지겨울 정도로 많이 본 라인업만 섞여있게 됨
그러니까 10cm, 로이킴, 멜로망스, 장기하, 체리필터, 넬, 노브레인, YB, 국카스텐, 쏜애플 같은 팀을 흔히 국밥이라고 자주 칭하는데
이름값으로는 두 말 할 것 없고
라이브도 실제로 잘하지만
역으로 지나치게 유명하고, 활동이 왕성한 나머지 어딜 가든 볼 수 있으니까
한두 번 보고 나면 아주 팬이 아닌 이상에야 굳이? 라는 식이 되어버림
그리고 저런 페스티벌들일수록 그런 국밥이 라인업의 중심이 됨
10. 라우드브릿지, 러브칩스 등등


한국에서 소닉스톤즈
일본에서 gumx로 활동하고 있는 이용원이 주최하는 페스티벌들
한일 라인업을 스까놓은 게 특징
러브칩스는 양일권 얼리버드, 블라인드가 14만원 내외로 가성비가 아주 좋지만
라우드브릿지는 하루에 14만원 받았어서 좀 비싼 감이 있음
하지만 일본에서는 만명 단위 관객을 동원하는 규모 있는 팀이 참여하고
락페스티벌 하면 떠오르는, 딱 락페 고인물들이 사랑하는 뛰어 놀기 좋은 라인업 지향이라
슬램 하면서 놀기에는 정말 좋음
적어도 작년 2024년 러브칩스는 내 인생에서 제일 열심히 논 페스티벌이었음
11. 힙합 계통


힙합 잘 모름
12. 아이돌 계통

아이돌 잘 모름
근데 아이돌 하면 보통 인기 엄청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아이돌 팬들은 사실 자기 최애 30분 40분 보겠다고 페스티벌까지 쫓아가는거 별로 안 좋아해서
유명 아이돌이라도, 한두팀 슥슥 찔러넣어두는 정도로는 관객들 많이 안 차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음
취향 맞으면 매년 페스티벌 시즌만 기다리는 사람으로 체질 개조당하고
안 맞으면 뭐 없다고 실망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한번쯤 경험해 보면 좋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