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국가는 잘 살고, 어떤 국가는 못사는 이유
[ 하루에 39000원, 월급 117만원 미만으로 버는 인구 비중: 한국은 영국 프랑스랑 비슷한 수준 ]
아마 단순 경제학을 넘어 사회 학문 전체에서 가장 중대한 주제라고 생각함. 왜 A란 국가는 잘살고 B란 국가는 못사는 나라 물어보면 여러 대답이 나옴.
[ 싱가포르 ]
기후의 문제? 실제로 영향이 없진 않지만, 현재 싱가포르등 그 반례가 나오고 현대 기술로 극복할수 있는 경우가 많음.
단순 근면하지 않아서? 개발도상국과 빈국들의 5살때부터 18시간씩 일해서 하루 5000원 벌어가는 애들보다 선진국의 알바생들이 더 근면하다 볼 이유는 없음.
[ 영프독, 일본, 중국, 인도 1인당 gdp 변화 ]
그러면 대체 무엇이냐? 가장 크게 세가지 꼽자면 자본 투입, 노동생산성 증가, 그리고 고부가가치 산업임.
과거로 돌아가서 얘기해보자면 사실 인류에서 몇 왕족이나 귀족을 제외하고 절대다수를 차지하던 일반인 즉 농민들의 소득이나 삶의 질은 거기서 거기였음.
[ 1300 - 1800년 유럽 국가들의 1인당 gdp ]
보통 이게 차이가 나기 시작하는 시점 이탈리아 도시국가들, 그리고 대략 17세기를 기점으로 상업과 금융이 발달한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어 프랑스 일부 도시들에서 발견됨.
[ 1800년대초까지 정체한 영국 실질 임금 ]
이런 국가들과 지역의 공통점은 상업적 전통과 무역에 유리한 위치란 점인데 그럼에도 대다수 일반인의 실질적 임금은 정체되었고, 인구가 증가하면 그 즉시 실질 임금도 하락하는 맬서스 트랩의 전형을 보여줌.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이 공식이 깨지기 시작함. 인구가 증가하는데 소득도 증가하기 시작했단 얘기임.
여기서 앞서 말한 첫번째 이유인 자본의 투입임.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원초 자본주의 내지 상업적 자본주의라고 부르는건 16-17세기부터 기원을 두지만.
이건 말 그대로 '원초' 적 자본주의라 부르는 얘기가 이 시기까지는 자본을 축적하기 위한 기반이 쌓이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실행이 되진 않았음.
하지만 18세기 중반 - 19세기 이후에 영국과 서유럽 일부에서 일어나는건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데 기존의 경제는 1. 얼마나 많이 양질의 토지를 보유했느냐 2. 얼마나 많은 인력을 투입할수 있느냐가 사실상 전부에 상업 경제란 이 토지에서 난 것들의 거래로 이윤을 창출하는거였음.
1. 자본 투입량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에는 1과 2에 하나가 더 붙음. 3. 얼마나 많은 자본을 투입해 새로운 공장과 기계등 자본설비를 구매하고 기술 혁신에 투자하느냐.
자본을 투입해 자본을 더 키우고 그 더 키워진 자본을 통해 더더욱 큰 자본을 모으는 본격적인 산업 자본주의가 시작됨.
실제로 미국이 타 선진국 대비 앞서나간 이유와 동아시아 국가들이 급격한 성장을 한 이유도 상당 부분은 이 자본 투입량에 기인함.
2. 노동생산성
그리고 자본가들은 이 자본 투입을 통해 노동생산성 증가도 꾀하기 시작함. 이제 경제학과 일반인들과의 괴리가 가장 심한 용어가 이 노동생산성일거임.
노동생산성은 개개인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냐라는걸 말하는게 아니라, 시간당 얼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를 말함.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선진국의 파트타임 노동자가 개도국의 노동자보다 5-10배나 더 열심히 일하고 빠른 속도로 일처리를 하는건 아니거든.
[ 평균 임금 수준 ]
그렇다고 더 똑똑해서? 또 그런것만도 아닌게 노동생산성이 선진국 최상위인 미국의 평균학력 수준은 형편없음. 일정수준의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고 학력이 높으면 더 유리하긴한데 고졸내지 중퇴한 미국애들도 어지간한 선진국 대졸자보다 벌이가 좋음.
[ 주요 선진국들 소프트웨어 개발자 연봉 ]
그래서 미국 기업들은 종종 더 월급이 싸면서도 학력이 높은 캐나다나 서유럽등 기업에 하청을 주는게 요즘 트렌드기도 하고.
즉 이 노동생산성은 단순 개개인의 근면성을 넘어 업무 숙련도와 기업이 얼마나 많은 자본을 투입해 더 생산 효율이 좋은 설비를 구비하고, 직업 훈련 프로그램등을 갖춰 시간당 생산되는 부가가치를 극대화 시키느냐에 달림.
3. 고부가가치 산업
[ 저소득 국가 특징 : 저임금 노동력 위주 저부가가치 산업 비중이 압도적 ]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세번째 이유인 얼마나 고부가가치 산업을 보유했느냐임.
무역에 유리한 입지나 또는 환경 조성도 중요하지만, 확실한것은 무역에 유리한 위치를 갖고도 가난한 국가는 많지만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에 성공하고서 가난한 국가는 거의 없다는거임.
[ 1900년도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중 하나인 스위스 ]
대표적으로 스위스가 그럼. 물론 유럽연합등의 환경을 거론하는 경우도 있으나 스위스는 유럽이 타 대륙보다 전쟁이 많고 관세 장벽이 앞다퉈 세워지던 시기에도 부유해지는데 성공했음.
스위스는 내륙국이라 대서양 지중해를 접한 국가는 물론 해안가를 가진 유럽 국가보다도 더 불리한 자연적 조건이고 규모의 경제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엔 인구가 부족해 대규모 제조업으로 당시 영국, 미국, 독일등을 이기기 힘들었음.
[ 구글 취리히 지사 ]
그러나 스위스는 정밀 세공, 금융, 시계, 제약등 고부가가치산업들에 집중했고 최근에는 뛰어난 다언어 구사 능력에 숙련도가 높은 인력들을 육성 및 유치해 미국 빅테크가 유럽대륙에 진출하는 중심지로 번영중이기도 함.
그러면 이런 반론도 나옴. 그거 유럽대륙빨 아니냐? 물론 선진국들 사이에 있기에 이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더 번성하는 요인도 분명 존재함.
하지만, 가장 못사는 비탄의 대륙이라 불리는 아프리카에서 조그만 섬나라를 제외하고 제일 잘 사는 나라인 보츠와나 또한 무역에 지극히 불리한 내륙국임.
다이아몬드가 터졌다는 자원빨이라는 오명도 있지만 보츠와나보다 더 많은 자원이 있음에도 그걸 제대로 된 산업으로 발전 못시키고 그 자원을 활용한 인프라와 여타 산업으로 확장시키는데 실패한 자원의 저주 케이스도 널렸음.
[ 소말리아보다 못살았던 보츠와나 ]
그리고 보츠와나는 단순 자원빨이라 격하하기에는 1960년대 독립 시점 대졸자 22명에 포장도로 총연장은 12km였으며 중등교육 이수자조차 100명밖에 되지 않는 1인당 gdp 59달러의 아프리카 내에서도 가난한 국가였음
[ 태국을 역전한 보츠와나의 1인당 gdp ]
물론 보츠와나의 빈부격차 문제나 인구가 적다는것도 있지만, 아프리카내에서 1인당 gdp를 세계적 관광대국인 태국보다 더 높게 만들었다는건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밖에.
[ 2000년대 중반 이후 벌어지는 미국과 타 선진국들의 격차 ]
그리고 최근 뜨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IT와 관련 산업을 제대로 육성했느냐 못했느냐에 따라 기존 선진국들인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에서의 격차가 벌어짐. 특히 2000년대 중후반 이후.
미국인들이 유럽인이나 일본인들보다 특별히 더 우월하거나 지능이 뛰어나서 그런건 아니고 대부분의 분석 또한 이런 산업 격차를 지적함.
그러면 그냥 기축통화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미국은 오히려 기축통화 패권은 2000년대 초반을 고점으로 하락중임. 기축통화국으로서의 이득도 존재하지만 산업에서의 격차가 훨씬 크고.
[ 멕시코는 노동시간이 OECD에서 가장 길지만 가장 낮은 임금 수준인 평균 주급 30-40 만원대 ]
이렇게 보면 개개인의 노력이 아주 특출난 사례를 제외하고는 환경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는걸 알 수 있으며 자신이 얼마나 잘 살 수 있느냐는 국가의 자본량, 기술, 교육, 산업에 많은 부분 결정됨.
사람에게 부모복에 비견되거나 그 이상으로 영향을 끼치는건 바로 어느 국가에서 태어나느냐임.
3줄 요약 :
1. 어떤 국가가 잘 살고 못 사느냐는 단순 기후나 개개인의 근면성 문제을 초월한 사안.
2. 전근대 경제에서 근대 경제로 바뀌는 가장 큰 경제적 요소는 자본이였고 자본 투입량은 현대에도 얼마나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하는지에 큰 영향을 끼침.
3. 또한 노동생산성이 중요한데 이는 단순 개개인의 재능보다 기업의 투자와 훈련 및 설비등이 영향을 끼치고 노동생산성은 곧 시간당 부가가치 이므로 해당 국가가 고부가가치 산업을 얼마나 보유하느냐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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