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모집 비상... 하위권 국립대 입학처장의 하루
호남 지역 국립대인 A대학의 입학처장은 방학이라 학생도 없는 고등학교들을 계속 방문하고 있다. 입학사정관 한두 명을 데리고 마치 방문판매원처럼 찾아가 고3 담임교사들에게 호소한다.
“어디 못 간 학생 있으면 좀 보내주세요.”
지금껏 해본 적 없는 일을 하려니 말문을 열 때마다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그럴 때는 재빨리 들고 온 물건을 교사 책상 위에 올린다. 체중계 또는 1인용 라면 쿠커다. 대학 마크가 박힌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는 교사들 책상마다 쌓여 있는 걸 감안해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27일까지 진행되는 추가모집 때문이다. A대는 2021학년도 정시모집 경쟁률이 1.6 대 1로 전년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추가모집으로 정시 선발 인원(680명)의 반인 328명을 채워야 한다. 단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늘 교사들의 반응은 같다. “애들이 없어요. 혹시라도 있으면 신경은 써볼게요.”
A대 입학처장은 “올해 대학 입학정원이 학생 수보다 8만 명 가까이 많다 보니 애들이 전부 상향 지원을 했다”며 “‘고교 뺑뺑이’를 돌아보지만 100명 정도는 못 채울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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