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00원으로 나락보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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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죠씨는 클리포드 스톨(Clifford Stoll)이라는 천체물리학자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체물리학자인데 악성 소프트웨어의 용어를 확립해버렸다
무슨 소리냐면 천문학자인데 별을 발견해서 XX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 아니라
이 아죠씨 때문에 '뻐꾸기 알' 이라는 단어가 악성 소프트 웨어에 쓰이기 시작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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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은 1988년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에서 시작된다
부업이었는지 뭔지는 몰라도 클리포드 스톨은 컴퓨터 시스템 관리자였는데
회계 장부를 정리하다 보니 75센트(약 1천원)의 회계 착오를 발견한 것이다
수십 수백도 아니고 꼴랑 천 원의 오류라면 대부분 넘어가거나
귀찮으니까 자기 돈으로 때울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눈깔이 뒤집힌 클리포드 스톨은 천원이 왜 비는지 용납할 수 없었다
내가 회계를 보는데 어째서 오류가 있는건데? 하며 학자로서의 존심이 긁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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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학자가 하나에 집착하고 눈 돌아가면 무섭다는 걸 보여주듯
클리포드 아죠씨는 기어코 추적하고 추적하고 추적해서
누군가가 무려 연구소의 서버를 '9초'나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걸 찾아냈다
동네 데이터 거지가 와이파이 몰래 써도 9초 정도는 무시할 법 한데
이 아저씨는 기어코 찾아낸 9초의 무단 사용 기록을 FBI에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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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포드 : 님들아 누가 연구소 서버를 9초나 무단 도용해서 1천원 손해봤어요
FBI : ??? 설마 우리보고 천원 도둑을 잡아달라는 건 아니죠? 천하의 FBI가?
당연하게도 FBI는 너무나도 소액이라는 이유로 수사를 거부한다
솔직히 동네 경찰서에서도 천원짜리 도둑은 안 잡아주지 않을까
하지만 이미 눈알이 돌아간 학자에게는 금액이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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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 도둑, 9초 도둑을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다
그런 집념으로 추적하고 추적하고 집착을 오지게 한 결과
클리포드는 기어코 이 9초 도둑이 뭘 했는지 알아내고야 만다
이 9초 도둑은 연구소 서버를 통해 미군사시스템을 해킹,
군사 정보 자료를 탈취하고 있던 국제 스파이였던 것이다
아니 천원 도둑을 파헤쳤더니 완전 큰 게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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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 알아냈으니 체포는 니네가 하라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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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클리포드의 자서전 제목이 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라
결국 악성 소프트웨어를 부르는 용어로도 쓰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