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그룹이 왜 반란을 택했는가?
1. 개전 이후 바그너는 온갖 더러운 일들을 도맡아 해왔음.
2. 바그너는 PMC임에도, 사실상 러시아 국방부와 동등한 독립적 지위를 누렸왔음.
3. 바그너는 다른 러시아군들이 투사하는 화력보다 더 많은 화력을 투사하며 싸웠기에 이길 수 있었는데, 이건 바그너가 러시아 국방부에 그만큼의 더 많은 탄약을 늘 요구해와 받았던 덕분이었음.
4. 그런데 그것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 러시아군도 슬슬 탄약과 장비가 부족해지던 시점인 반년 전쯤부터.
5. 러시아 국방부에서는 요구한 만큼의 탄약 공급이 불가능하다며 바그너에 대한 탄약 공급을 줄이기 시작함.
6. 하지만, 이건 표면적 이유에서였고, 진짜 이유는 '바그너 저새끼들 꼴 못봐주겠네' 라는 러시아 국방부의 심리 때문이었음.
7. 바그너는 늘 '러시아군 너희들 너무 못 싸워!' 라며 폄하를 하곤 했고, 바그너 휘하 병사들이 러시아군을 구타하거나 성폭행(동성...) 등 온갖 짓거리들을 해왔음.
8. 특히 공개적으로 러시아 국방부와 러시아 정규군을 폄하하고 비하하는 바그너와 바그너의 수장 '프리고진'의 모습은 점점 러시아 국방부가 참기 어려워졌음.
9. 이렇게 바그너와 러시아 국방부의 알력 다툼이 일어나기 시작했음에도, 바그너와 바그너의 수장 프리고진은 처음엔 자신만만했음.
10. 왜냐하면, 바그너는 사실상 푸틴의 사병집단이나 다름없는 조직이라, 푸틴이 당연히 자기들 편을 들어줄거라고 믿었던거.
11. 그런데, 바그너가 몰랐던 것은, 독재국가의 독재자는 절대 하나의 세력이 부상하는 것을 놔두지 않는다는 것. 설령, 그것이 자신 휘하의 조직일지라도.
12. 지난 10년 넘는 기간 동안, 러시아 미디어들에 의해 바그너의 이미지는 포장되어 우상화되어왔고, 이번 전쟁에서도 바그너가 러시아군에 비해 선전하면서, 바그너의 위치는 공고해졌음.
13.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푸틴은 점점 기분이 언짢아하기 시작함. 기고만장해진 개새끼가 지주인을 못 알아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것.
14. 푸틴은 표면적으로는 '싸우지 말고 화해해라. 국방부, 너희들 탄약 좀 공급해줘.' 라고 나섰고, 한시적으로 탄약 공급이 다시 올라갔지만, 잠시뿐이었음.
15. 프리고진과 바그너는 다시 줄어드는 탄약 공급을 보면서 국방부에 항의하고 푸틴에도 연락했지만, 소극적 대답만 올 뿐이었음.
16. 화력은 줄어들고, 장비 공급도 줄어드는 상황인데, 바그너는 여전히 가장 격전지의 최전선에 배치 명령 받아 싸우게 되었고, 자연스레 점점 전력이 소모되기 시작함.
17. 그러자, 프리고진과 바그너는 슬슬 깨닫게 되었음. '아 얘네들 그냥 우리 자연적으로 소모해서 없앨 작정이구나.' '우리 그냥 죽어서 사라지라는거구나.'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을 작정이구나.'
18. 러시아는 슬슬 이번 전쟁이 패전으로 끝나거나, 아니면 고착화된 전선 속에서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음. 특히 헤르손에서의 패배 이후에.
19. 어떻게 되든, 러시아가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 상황.
20.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전쟁 동안 저지른 온갖 전쟁범죄들을 책임져야할 수도 있게 되었는데, 당연히 푸틴은 국제사법재판소에 자기 모가지를 내놓을 생각은 없었음.
21. 그럼 누구냐? 이번 전쟁 동안 가장 악랄한 전쟁범죄들을 저지른 집단의 수장, 가장 스포트라이트 받은 집단의 수장, 적당히 팔아넘겨서 꼬리 자르기에 적합한 악인: 프리고진과 바그너.
22. 프리고진과 바그너 역시 슬슬 깨닫게 되었음. 이렇게 자기들 전력 다 소모하고 병력도 없게 되면 그때가서 적당히 팔아넘길 작정이구나.
23. 바로 이때부터가, 프리고진과 바그너가 '우리 안 싸워!' '우리 손실이 너무 커서 못 싸우겠다고!' 하고 전선을 이탈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된 시점임.
24. 프리고진과 바그너가 전선을 이탈한 자리를 러시아군이 들어와 싸웠고, 러시아군은 바그너만큼은 아닐지라도 개전초의 무능한 모습만큼은 아닌 방어 능력을 보여주었음.
25. '바그너 너네 빠진다고 우리가 큰일 날 줄 알았냐?' '너네가 그렇게 시위한다고 우리가 무릎 끓고 사과할 줄 알았냐?' 러시아 국방부의 메시지는 분명했음.
26. 프리고진과 바그너는 점점 자신들이 ㅈ되어간다는 걸 알게 되었음.
27. 그런 상황 속에서, 프리고진과 바그너의 유일한 희망은 그래도 푸틴. 자신들 사병집단의 사실상 실소유주인 푸틴에게 '우리 좀 어떻게 해줘요' 라고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음.
28. 그런데, 푸틴은 바그너를 익절한지 오래였음. 들은 척조차 안했음.
29. 프리고진은 서서히 멘탈이 나가면서, 폭주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음. 푸틴을 비판하고 비하하는 발언도 쏟아내는가 하면,
30. 갑자기 친서방, 친우크라이나적 발언들도 쏟아내더니,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되는 짓들(정보 공유)까지 하기 시작했음.
30. 프리고진은 어차피 러시아에게 버림 받았겠다, 서방과 우크라이나와 사법거래를 할 생각이었던 것. 자신과 바그너를 봐준다면, 서방과 우크라이나와 팀을 먹든 도와주든 하겠다고 나선 것이었음.
31. 그래서 프리고진은 갑자기 '러시아군은 너무 많은 전쟁범죄들을 저질렀고 책임져야할 것이다!!' 따위의 유체이탈 발언들을 하면서 '사실 저런 나쁜 짓들은 러시아군이 한거고, 우리는 사실 그런거 몰?루.' 따위를 하기 시작했음.
31. 그런데,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그간 바그너와 프리고진이 행한 전쟁범죄 행위들을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이새끼들을 용서해줄 마음도 없었음.
32. 거기에, 이전보다 전력을 많이 상실한 바그너는 더이상 서방과 우크라이나에게도 구미가 당기는 전력이 아니었음.
33. 그러자, 바그너와 프리고진은 ㄹㅇ 멘탈이 나가버렸음. '으아아아아 우리 진짜 ㅈ되었다아아아아'
34. 결국 바그너와 프리고진은 거의 최후통첩 급의 메시지를 국방부와 푸틴에게 보냄.
35. '국방부 너네랑은 더이상 계약 못하겠다. 시발아!' '계약할거면 계약서 바꿔라!' 바그너가 보낸 최후통첩은 사실상, '푸틴 너가 우리를 국방부와 대등한 군사조직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푸틴 너가 직접 우리 고용해서 우리에게 독립적 지위 보장해라!' 였음.
36. 당연히 푸틴은 '무슨 개가 짖나ㅋ' 하고 들은 척도 안 했음. 바그너를 알아서 소모되게 놔둘 생각인데, 푸틴에게는 주제도 모르는 요구인거지.
37. 그런데, 이런 일렬의 사건들 속에서, 푸틴에게 분명해졌음. 바그너 이새끼들이 슬슬 지주인도 못 알아보고 지 주제도 못 알아보는 모습이네?
38. 그러다, 며칠전 바그너 기지에 공격이 떨어졌음.
39. 이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인지, 러시아의 공격인지는 아직도 확실치 않으나, 바그너측은 러시아측에서 자신들에게 한 공격이라 주장.
40. '벌써 사냥개를 잡아먹으려는 거냐? 내가 순순히 먹혀줄 줄 알았냐?'
41. 솥뚜껑에 집어넣어지던 개가 튀어나와서 주인에게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 현 상황.
42. 현재 바그너측은 '우리도 이제 너희 편이야! 우리 좀 봐줘!' 하고 서방과 우크라이나에게도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기도 함. 자기 빠져나갈 구멍을 서방에서 찾고 싶은거지.
43. 하지만, 위에 적어놨듯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바그너를 봐줄 가능성은 매우 낮음. 이번 바그너의 반란을 이용해먹기는 하겠지.
44. 바그너와 러시아군/크렘린의 정면 충돌이 잠시 해소될 가능성도 있음. '알았어, 그럼 바그너 니 말 들어줄게' 하고 잠시 급한 불 끌때만 들어주는 척 하는거지.
45. 하지만, 위에 적어놨듯, 근본적으로 푸틴은 바그너와 프리고진을 없앤다는 결론을 내린지 오래기에, 잠시 화해하더라도 다시 서로 총부리 겨눌 수 밖에 없음.
46. 그래서, 이래저래 이번 사건은 갑작스레 벌어진 것도, 예기치 못하게 벌어진 것도 아니고, 반년 넘는 시간 동안 쌓아온 것들이 터진 사건이고, 어떻게 끝나든지간에 바그너와 프리고진은 지옥으로 가는 엔딩 밖에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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