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의 한 마트에서 손님과 말다툼하던 중 막대를 휘둘러 손님의 시력을 상실하게 한 계산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이종채 부장판사)는 특수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2021년 9월 A씨는 마트 계산원으로 일하던 중 음식물쓰레기 봉투의 용량을 교체해달라는 60대 손님 B씨와 말투 문제로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의 얼굴에 음식물 봉투를 들이밀며 흔들었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43cm 플라스틱·고무 합성 재질의 상품 분리용 막대를 B씨에게 휘둘렀으며, B씨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58cm 나무막대를 휘둘렀다. 그러던 중 A씨가 휘두른 막대에 B씨가 오른쪽 눈을 맞아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게 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가 막대에 맞았다고 해도 중상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라며 "B씨가 먼저 막대를 휘두른 것이라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 의하면 A씨가 휘두른 막대 끝부분에 맞아 B씨 오른쪽 눈에서 피가 흐르는 장면이 확인된다"라며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 행위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큰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가 실제로 실명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가중했다"라고 했다.
다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손님으로 만나 피해자와 시비가 붙어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참작했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