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재건축 계획안 공고 서울시 심의통과 땐 계획 확정 85㎡ 분양가 25억원대 예상 공공주택 수 주민 갈등 과제 은마 지난달 조합설립 이어 쌍용·우성도 초고층 탄력
대한민국 '교육 1번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한 노후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오랜 재건축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은마아파트를 필두로 주변에 있는 대치 '우선미(우성·선경·미도)'와 '우쌍쌍(우성1차·쌍용1차·쌍용2차)'도 하나둘씩 사업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0일 강남구청은 대치미도아파트(한보미도맨션1·2차) 재건축 정비계획과 정비구역 지정에 대한 열람 공고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음달까지 주민 의견을 받은 뒤 이를 반영한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보낼 예정이다.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으면 정비계획이 확정된다. 이곳은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은마아파트와 함께 대치동 대표 단지로 꼽힌다.
이날 공개된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14층, 2436가구 규모인 대치미도는 앞으로 최고 50층 이하, 3776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건축된다. 이 중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평형이 절반 가량(1820가구)으로 책정됐다. 전용 60㎡ 이하 소형 평형은 568가구로 적게 계획됐다. 김기완 대치미도 재건축준비추진위원장은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에 인접한 곳엔 역세권 랜드마크 동이 건립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3㎡(평)당 추정 분양가는 7500만원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대로 확정되면 국민평형인 전용 84㎡(34평) 분양가는 약 25억5000만원이 된다. 대치미도 소유주가 부담하게 될 추정 분담금도 고시됐다. 추정 종전가액은 전용 84㎡가 24억9100만원으로 표시됐다. 이 금액과 추정 비례율(100.59%)을 고려하면 전용 84㎡ 소유주가 같은 평형을 분양받을 경우 추가 분담금이 1억원가량 나온다.
변수는 주민 갈등이다. 대치미도는 작년 11월 정비계획 가이드라인 성격의 신속통합(신통)기획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공공주택 비율이 높다는 일부 반발이 나와 1년이 지나도록 정비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 이날 공고에는 공공주택이 기존(630가구)보다 소폭 줄어든 605가구로 명시됐다. 이에 대한 주민 의견이 계속 모아지지 않으면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
대치미도 바로 맞은편에는 은마아파트가 자리한다.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재건축 추진 27년 만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은마아파트 조합은 앞으로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올해 초에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풀어줬기 때문이다. 인근 대치쌍용1차도 이에 발맞춰 최고 높이를 49층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치미도와 은마, 대치쌍용1차가 초고층 재건축에 나서면 양재천변 일대 스카이라인이 확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치쌍용2차(364가구)와 대치우성1차(476가구) 아파트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한다. 두 조합은 오는 25일 통합 재건축 합의서에 공동 서명을 할 예정이다. 두 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했을 때 사업성이 높고 대단지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기 좋다고 판단했다. 대치쌍용2차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이 끝난 서초구 단지를 비교해보면 같은 평수라도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가치가 더 높게 책정된다"며 "대단지로 재건축을 추진해야 넓은 지하주차장이나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확보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대치쌍용2차와 대치우성1차가 통합 재건축을 확정 지으면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다만 두 단지와 함께 '우쌍쌍'으로 불리는 대치쌍용1차는 통합 재건축에 합류하지 않았다. 대치쌍용1차가 학여울역과 바로 맞닿은 초역세권 단지라 단독 재건축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