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이션율 사상 첫 1%대…'D의 공포' 커지나

기대인플레이션율 사상 첫 1%대…'D의 공포'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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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사상 처음 1%대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0%대를 기록한 것과 맞물려 ‘D(Depression·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의 공포’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웠다.

일각에서는 생산, 투자, 소비가 동시에 크게 떨어지는 ‘복합불황’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을 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8%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지난 2002년 2월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저치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 CCSI)’는 이달 들어 전월 대비 4.4포인트 오른 96.9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100을 밑돌았다. CCSI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자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8년)보다 비관적임을 뜻한다. 이 수치는 지난 4월(101.6) 이후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보여준다. 이 수치는 2013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5년 11개월 동안 2%대를 기록했지만 마침내 1%대로 낮아졌다.

물가가 낮아지면 소비자는 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소비를 미룬다. 이는 ‘기업매출 하락→생산설비 투자 감소→일자리 및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이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위축하면서 장기 불황으로 이어지는 복합불황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D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장기적 경기 침체 속에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인 ‘디플레이션(deflation)’에 닥칠 우려가 커진 상황을 말한다.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위축되면서 장기 불황으로 이어지는 ‘복합 불황’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일본식 장기불황이 대표적인 복합불황 사례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2분기 중 반등하던 경기 동행 및 선행 지수 순환변동치가 다시 침체되고 있다”며 “경기방향성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 4월 하락세를 멈췄다 다시 크게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이날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각각 2.0%, 1.8%로 전망했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과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한국 경제 성장률을 낮추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둔화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내수경기에도 부진이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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