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 학생이 반려묘 다복이에게 간식 보상을 하고 있다. 다복이는 이날 병원 외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8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양육 중인 반려동물 수는 ‘개 1마리’(86.3%), ‘고양이 1마리’(69.0%) 등 1마리인 가구가 가장 많습니다. 고양이를 2마리 이상 기르는 가구는 30.9%로 개(13.8%)보다 많고요. 고양이를 기르는 가구는 평균 1.4마리, 개를 기르는 가구는 평균 1.2마리를 양육하며, 개·고양이를 함께 기르는 가구는 38.9%가 3마리 이상을 데리고 있죠. 이 중 반려묘 양육가구는 총 양육경험이 5년 이내인 비중이 56.3%예요. 반려견·반려묘를 함께 기르는 가구(48.0%)나 반려견 양육가구(41.6%)보다 높죠. 반려묘 양육 인구의 45.6%가 반려동물을 처음 기른다고 응답했습니다. 최근 반려묘 양육을 처음 시작한 경우가 많다는 뜻이죠. 우리 집까지 들어오기 시작한 고양이, 자세히 알아볼까요.
[커버스토리] 고양이와 잘 지내려면 5대 원칙에 주목하라
신민서(왼쪽부터)·김민서 학생, 김명철 수의사, 신민서 학생기자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해 보였다. 김민서 학생은 이날 자신의 반려묘 다복이를 데려와 김명철 수의사에게 검진 받았다.
고양이를 반려하려는 이들은 어디에서 정보를 찾을까요.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이나 모바일 포탈 검색’을 통해서 얻는 게 52.1%로 가장 많아요. 그중 카페나 블로그, 커뮤니티 등을 통한 정보 습득이 많죠. 품종은 ‘코리안숏헤어’가 45.2%로 가장 많고, ‘페르시안’과 ‘러시안블루’(각 18.4%), ‘샴’(16.6%)의 순이에요. 집고양이 수명은 대개 15년 정도로 봅니다. 길고양이는 어떨까요. 복수의 고양이 전문가에 따르면 길고양이의 수명은 대개 3년으로 점칩니다. 아기 고양이의 3분의 1은 3개월가량 생존하고요.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많죠. 이른바 '집냥이'부터 '길냥이'까지, 어떻게 함께 살면 좋을지 고민해 봅시다.
김명철 수의사가 소중 독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김명철 수의사는 고양이 전문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고양이가 병원에 가거나 차로 이동할 일이 있으면 간식 보상으로 안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명철 백산동물병원(고양이 전문 병원) 원장 수의사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병원서 소중 학생기자단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김민서 학생기자는 이날 김 수의사에게 자신의 반려묘 다복이를 보이기로 했어요. 건강검진으로 일정을 시작했죠. 반려묘 이동장에서 나온 다복이가 노란 눈을 반짝였습니다. "야옹!"(다복) "왜 이렇게 우는 거예요?"(민서) "집고양이를 밖에 데리고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지요." 김 수의사가 다복이의 몸통을 잡으며 말했어요. 김 수의사에 따르면, 집고양이는 이동장 훈련으로 동물병원에 가는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해요. 대개 4~5개월에 중성화 수술을 하는데 그 이후로 병원에 트라우마를 갖는 고양이도 있거든요. 병원을 간다거나 차로 이동한다면 이후 간식 보상을 하는 게 좋죠. "'병원을 가면 좋은 일이 일어나네?' 하는 생각을 심는 거예요." 김 수의사가 진단을 이었어요. 그에 따르면, 다복이는 잇몸 염증이 있고요. 양치를 꾸준하게 해야 합니다. 3.35㎏는 다복이 나이, 체형에 정상 몸무게고요. 다복이 눈에는 작은 눈곱도 있는데요. 세균 감염 증상인 노란 눈곱이 아니라 다행이지만 하루 한두 번 꼭 닦아야 합니다.
김명철 수의사는 길고양이를 데려오는 이른바 '냥줍'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서 학생의 반려묘 다복이가 진료실 책상 위에 올라 주위를 살피고 있다.
"다복이가 구토를 할 때가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사료를 뱉어요. 초록색이죠." 김 학생기자가 고민을 말했죠. "녹색 구토는 좋지 않죠. 장액성 구토라 반복 관찰되면 혈액 검사가 필요합니다. 사료 교체 등으로 인한 위장간염, 췌장염 등의 가능성이 있어요." 김 수의사가 답했어요. 김 수의사에 따르면, 고양이에게 주는 사료는 두 개 이상 회사의 제품을 섞어 급여하는 게 좋습니다. 사료 자체가 영향 불균형을 일으키는 일은 적지만 이유가 있어요. "믿었던 좋은 사료도 시간이 오래 지난 후 발견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거든요." 합당한 이유에 김 학생기자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김 수의사는 사료를 6개월마다 교체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교체 시 주의점은요. "고양이는 사료가 바뀌면 장염 등 배탈이 날 수 있어요. 사료 교체는 일주일 정도 조정 기간을 두면서 하면 문제를 줄일 수 있죠."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은 세심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고양이가 집에서 먹고 배설하고 환경적으로 요구하는 걸 갖춰야 합니다. 또, 매달 예비비로 10만원 정도는 저축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 정도면 추후 건강검진, 입원 치료 등에 쓸 수 있을 만 해요. 한 번에 돈이 들어가면 너무 크니 미리 준비해둬야 해요." 현실적인 조언이네요.
인터뷰 중인 김명철 수의사 옆에는 진료실을 살피는 다복이가 있다.
고양이가 이동장에서 안심하려면 담요가 도움된다. 고양이의 시각을 가리거나 안에도 깔아 고양이를 편하게 하는데 돕는 역할을 한다.
반려묘와 살면서 생기는 고민은 또 있어요. 다복이는 밤에 잠을 잘 못잡니다. "고양이는 야행성이죠. 또, 낮에 충분히 놀지 못하면 밤에 에너지가 남죠. 사냥 놀이를 충분히 해야 합니다." 놀이 욕구를 해소해야 밤에 잠을 비교적 잘 이룰 거라는 조언이네요. "집고양이는 배부르긴 하지만 삶이 무료한 상태예요. 문제행동이 생기죠. 대소변 실수, 공격성 드러내는 일 등이 있습니다." 김 수의사에 따르면, 고양이는 낚싯대 사냥 놀이를 하루 두 세 번에 나눠 15분에서 20분씩 해야 좋습니다. 길고양이는 사냥을 하루 최소 8~9번 이상 하죠. "집고양이는 집사가 외출하면 잠을 잡니다. 고양이가 혼자 있는 걸 마냥 좋아한다는 건 오해죠." 김 수의사에 따르면, 외로울 고양이를 배려한다고 다른 고양이를 들이는 것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 두 마리까지는 괜찮을 수 있어요. 세 마리부터는 싸움 발생 확률이 생기죠. 수직공간을 잘 이용하면 좋습니다. 캣타워는 필수죠. 반려견에 비해서는 좁은 공간서도 잘 살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 다만 길고양이 영역 반경이 1㎞라는 걸 감안하면 집고양이는 야생 본능을 해소하지 못하는 거예요."
신민서(왼쪽부터)·김민서 학생, 김명철 수의사, 김현서 학생이 카메라를 향해 웃어 보였다. 김민서 학생의 반려묘 다복이는 민서 학생 품에 안겨 있다.
나응식 수의사는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동물권 관련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수의사와 같은 방송서 '고양이 전문 수의사'로 얼굴을 알린 나응식 그레이스동물병원 원장 수의사도 같은 생각입니다. 나 수의사는 소중과 만난 자리에서 "고양이는 공간을 3차원으로 씁니다"라며 "최대한 수직공간을 많이 만드는 게 좋습니다. 먹이·시각·놀이 등을 풍부하게 구성해야 하죠. 지난 2016년부터 반려묘 인구가 증가하며 혼자 지내는 고양이도 늘어나는데 이들이 환경서 풍부화를 못 느끼면 강박적 행동 이른바 '정형행동'을 합니다." 나 수의사에 따르면, 반려묘가 홀로 지내는 외로움에 스트레스를 받아 보이는 증상에는 이물 먹기, 털 뽑기, 분리 불안, 공격성 발현 등이 있습니다. 이들의 야생성을 해소하기 위해 산책하는 건 어떠냐고요. 나 수의사는 "산책의 끝은 실종"이라며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 정서는 고양이에게 적대적입니다. '도둑고양이' 발언도 있고요. 캣맘에 대한 인식도 오해가 많은데 약자인 고양이가 밖에 나가는 게 좋을 리가 없죠."
심용주 브리더가 다복이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신민서·김현서 학생, 심용주 브리더, 김민서 학생이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지었다.
다복이는 어떨까요. 다행히 다복이는 김 학생기자와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는 게 심용주 브리더의 설명입니다. 김 학생기자가 다복이를 만난 곳은 지난 2008년 개설된 이른바 '고양이연구소'입니다. 심 브리더가 운영하는 곳이죠. 반려묘 전문 스타트업 소속 기업부설 연구소라는 게 심 브리더의 설명인데요. 김 학생기자, 김민서·김현서 학생기자가 그를 만났습니다. "하악질하던 다복이가 민서 학생기자 품에 안긴 걸 보니 둘의 유대가 엄청나네요." 심 브리더에 따르면, '브리더'는 품종을 만드는 사람을 뜻합니다. '번식시키는 사람' 의미도 있고요. "번식 자체는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어요." 서울 마포구 상암동 공유 오피스에서 오래만에 다복이를 만난 심 브리더가 반갑게 인사하며 입을 열었죠. 다복이는 하악질을 했는데요. 심 브리더는 새로운 곳에 대한 반응이라며 안정되면 사라질 거라고 학생기자단을 안심하게 했죠. "고양이랑 산책하는 건 매우 제한적이죠. 100마리 고양이가 있으면 산책 가능 고양이는 매우 적어요. 고양이는 산책도 숨어 다니죠. 은거하는 거예요." 심 브리더는 길고양이에 대한 언급을 시작했습니다. "밖에 다니는 고양이도 숨어 다니죠? 당당하게 걸어 다니는 개체는 없어요. 그게 고양이 특성이죠. 길고양이는 관리 대상 아닌 같이 사는 존재예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최근에는 품종 고양이도 많이 버려져 길에 있다는 거예요. 혼자 사는 법을 못 익힌 아이 말이에요. 길고양이를 공존의 대상으로 놓아야 한다는 논의가 시급한 이유죠."
다복이가 이동장 안에서 김명철 수의사의 손에 기대고 있다.
서울시 '2019년 자치구 동물보호 활성화 지원 사업비 지원 계획(안)'에 따르면 ▲ 강남구(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운영 및 홍보·캠페인) ▲ 관악구(길고양이 화장실 설치 및 운영) ▲ 마포구(고양이 급식소와 연계한 TNR사업) 등이 각 구의 자체사업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중 고양이 중성화 사업인 'TNR(Trap 포획, Neuter 중성화, Return 방사)사업'은 이미 서울시 자체에서 시행하고 있죠.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개 급식소 거점으로 진행하는 건 공통사항입니다. 다른 관계자는 길고양이 관련 주제는 예민한 사안이라 민원도 빗발쳐 서로를 이해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죠. 또 다른 관계자는 TNR 사업으로 고양이 몇 마리를 중성화하고 이후 관리하는지 실질적 통계는 사실상 파악이 어렵다고 토로했죠. TNR 사업은 사람이 길고양이와 함께 살기 위해 마련한 현재 기준 유일한 정책입니다. 왜 그럴까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법 시행규칙 제13조에 따라 도심지·주택가서 자연적으로 번식,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를 지칭합니다. 소유자가 잃어버리거나 버린 동물과 달리 자생하는 동물인 거죠. 이 때문에 동물구조·보호조치 대상에서는 제외하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공존을 위해 TNR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 유일한 정책인 이유죠. 나응식 수의사는 여기에 'M(Management, 관리)'를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응식 수의사(왼쪽)와 영화 '동물, 권' 왕민철 감독은 약자를 배척하기보다 이해하는 자세로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왕민철 감독(오른쪽)은 동물 등 약한 존재를 대하는 자세로 "왜 저럴까"가 아닌 "저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겠구나" 하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난 20일 왕십리 CGV에서 동물권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동물, 권' 상영 후 만난 그는 소중의 질문에 "'TNRM'이라고 불렀으면 해요"라며 "관리가 중요한 거죠. TNR 사업은 성공적이라고 개인적으로는 평가하고요. 개체수 조절에 성공한다는 건 바람직하죠. 길고양이를 잡아 중성화해 길에 돌려보내는 건 얼핏 비도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보이죠. 개체수 조절이 안 되면 공존할 수 없다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나 수의사는 길고양이와 함께 살기 위한 방법으로 중성화 정책에 찬성하는 입장이에요. 그는 평소 고양이 관련 방송에도 출연해 집고양이에게도 중성화는 필수라고 말한 바 있죠. "중성화수술 하지도 않았는데 했다고 거짓 신고하는 비윤리적 수의사도 있지만 그건 일각의 문제고요. 제가 제안하고 싶은 정책은 등록제 관련 사업이에요. 반려견은 동물등록 의무화돼 안 하면 벌금을 내죠. 반려묘는 아직 의무는 아니에요. 2020년부터는 마이크로칩으로 무조건 등록하는 게 필수화되죠. 또, 제가 고양이수의사협회서 일하기 때문에 협회 차원서 어떤 정책을 제안하는 게 나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 수의사는 동물복지 5원칙도 언급했죠. "동물 이야기에는 시대적 흐름이 있습니다. 먹는 것·환경·신체 건강·정신 건강·본능 발산 자유인데요. 5대 행동학적 원칙서 정신 건강 자유까지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동물단체서 의견을 제안할 때는 대부분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하죠."
김명철 수의사는 개인이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줄 때는 지켜야 할 수칙이 있다고 말한다. 고양이에게 사료를 주고 멀리서 지켜보는 것 등이다.
김명철 수의사는 길고양이는 공존의 대상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김 수의사의 제안이다.
소중과 만났던 김명철 수의사는 고양이 급식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시민들이 길고양이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건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물어뜯는 행위라든가 영역다툼 소란 등 때문이죠. 고양이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줄이는 게 급식소예요." 김 수의사는 개인이 사료 급여하는 행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사료 급여는 좋지만 고양이가 오기 전에 자리를 떠나는 걸 추천합니다." 아무 데서나 줘도 괜찮냐고요. 김 수의사는 사유지라면 주인과 반드시 논의 후 급여하라고 조언합니다. 또, 사료로 고양이를 순화하려는 건 반대한다는군요. "'캣맘'이라 불리는 캣시터들은 사료를 주고 하는 생명존중의 개념을 지키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니 지지하고요. 사료 준다고 고양이가 무조건 순화되는 것도 아니죠. 사료 주면서 순화하는 건 반대(엑스자를 그려 보이며)예요. 사람에 길들이면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 여지가 있으니까요. 안정거리를 최대한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먹을 걸 제공하고 먹이를 제공하는 고양이들을 중성화를 실시한다. 무제한의 아이들 개체 증가를 막는다'는 걸 기본 수칙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다복이가 진료실을 탐방하고 있다.
김 수의사는 인식 개선 필요성도 강조합니다. "세미나 등을 열어요. 핵심은 미디어 노출이에요.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이라든가 깜찍한 부분을 좀 더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할 수 있죠. 우리나라는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요. 지난 2015년 기준 이후로 기르기 시작한 고양이가 전체 고양이 수의 반을 넘죠. 2017년 기준으로는 3대 1정도 비율이었어요. 개가 3이고 고양이가 1 정도. 결국은 1대1로 나아 가겠죠. 미국은 이미 지난 2014년에 넘어갔고요. 반려동물 기르는 패턴이 개에서 고양이로 변하는 겁니다." 이유는 뭘까요. "핵가족화죠. 현대인이 집에 있으면서 돌보는 게 불가능하니까. 고양이는 개에 비해 손도 덜 가는 편이고. 좀 더 작은 환경서 반려인이 한두 명이어도 살필 수 있으니까요. 지금 사람들 기준에서는 더 맞는 거죠." 김명철 수의사가 다복이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다복이가 잠을 안 잔다는 민서 학생의 고민을 들은 그는 "고양이는 야행성인 데다 낮에 많이 놀지 못해 그런 것"이라며 일정 시간의 사냥 놀이를 제안한다. 사냥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특성상 사냥 놀이는 필수라는 게 김 수의사의 설명이다. 김 수의사는 집고양이에 대해 "배가 고파 필요에 의해 집에 들어왔지만 놀이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라는 배경지식을 갖고 있으면 고양이를 반려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한다.
길고양이를 집에 데려가는 것에 대해 김 수의사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사람에게 순화되어 있느냐 아니냐를 판단해야 하죠. 사람을 따르는지 안 따르는지 보고 만져서 고양이가 허락하는지 살피세요. 길고양이를 순화하는 시기는 생후 3개월이거든요. 그때 사람에게 익숙하거나 어미 고양이가 사람을 잘 따라서 그걸 곁에서 봤거나 하면 집으로 구조해서 기를 수 있지만요. 사람을 경계하는 고양이를 반려하면 100% 실패합니다. 매일 주인 피해 숨어 있겠죠. 사람 욕심이 만든 불행 속에 사는 겁니다." 반대로 사람 손을 타 길에서 홀로 살기 어려운 고양이도 있습니다. "길고양이인데 사람에게 순화돼 사람이랑 살아야 하는 애들도 많아요. 길에 버려지는 애들이 많아서 품종묘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 인식이 어느 한쪽에선 버리는데 어디서는 계속 공급한다고 거부감이 커지는 거죠." 김 수의사는 여기에서 발생한 현실을 지적합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강조하는 사람이 많죠. 하나의 현상인 거죠. 올바르지 않은 입양문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겁니다. 유기돼 안락사 위기에 있는 애들을 입양하는 게 서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니까요. 그런 선택지도 있는 거죠." 김현서·김민서·신민서(왼쪽부터) 학생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뜰서 포즈를 취했다. 민서 학생기자가 손에 든 고양이 이동장에는 11개월 봄베이 고양이 다복이가 눈을 빛내고 서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청 관계자는 소중에 "무작정 챙길 대상도, 배척 대상도 아니고 그냥 같이 살아가는 도심의 일원으로 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개인이 자체 급여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공원·주택가에 자체적으로 밥그릇을 두면 반대하는 사람들이 민원을 넣죠. 거주지 주변에 고양이가 많아져 싫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소중과 만난 윤재원 비타민동물병원(관악구청 TNR 지정 4개 병원 대표) 원장 수의사는 구청에서 나서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게 해결책이라고 주장합니다. 다른 관계자도 "급식소를 구청에서 공식 설치한 후 관리를 잘하면 길고양이 관련 민원은 줄어든다"고 강조했죠. 윤 원장은 또 구청서 지속해서 캣시터 교육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강남구청은 래미안 강남힐즈 아파트 단지에 급식소 5개를 설치하고 급식소마다 캣시터를 지정해 이른바 '일대일 관리'가 가능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서죠. 강남구청 관계자는 소중과 만나 "주민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캣시터와 입주자 대표회의를 거쳐 설치 여부를 확정해요. 이후 캣시터를 만나 설치 개수·장소를 논의하죠. 급식소 수만큼 자원봉사 관리자인 캣시터를 배정합니다. 이후 한 번 모여 교육하죠"라고 설명했어요. 지난 8월 28일에는 강남구청 1층 로비서 반려묘 보호자 대상 교육을 1회 진행했죠. 현직 수의사가 고양이 건강 관리, 식습관 등에 대해 강의했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길고양이 현안을 다루는 자세를 두고 "사람과 공존하는 게 요점"이라고 강조했죠. 서울 마포구 상암동서 세 학생이 포즈를 취했다. 민서 학생의 반려묘 다복이는 적정량의 간식, 시야 보호 등 반려인의 배려로 짧은 시간 내 촬영을 마쳤다.
다른 관계자는 민원에 따른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고양이 관련 이슈는 잘해도 민원이 들어와요"라며 "자기만의 기준이 고양이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죠. 혐오자들은 '싫어하시는구나' 하고 감내하면 되는 부분이 있지만 고양이를 사랑한다며 구에서 관리하는 일에 대해 '내 구역이다!' 하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일부 있습니다. 이때는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혼란스럽죠." 또 다른 구청 관계자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전했죠. "혐오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 양측서 하루에도 몇 건씩 민원이 들어옵니다. 양분된 이야기가 나오니까 균형을 맞추기 힘듭니다. 공무원이니 한쪽에 치우칠 수 없기 때문이죠. 자리를 마련해 '저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분들이 서로 이해하고 협동하는 게 가장 궁극적인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끼리 합의가 이뤄진다면 관이 주도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해결되는 문제들이 있거든요." 윤재원 수의사는 중성화 수술을 위해 반려묘를 포획할 때 반려묘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그가 반려묘를 포획하는 모습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윤재원 수의사는 공존의 대상 길고양이를 인정하고 나무가 살아갈 수 있게 보호하듯 고양이도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을 인간이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재원 수의사는 길고양이를 향한 극단의 혐오에 대해 "사회문제"라고 단언합니다. 윤 수의사는 "선진국은 고양이 등 동물 학대를 사회적 범죄로 규정해요. 강력 범죄의 시작이라고 보는 거죠"라고 말문을 열었어요. "국내서도 그런 조치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니 자꾸 공론의 장을 만들어 의견을 교류해야 하겠죠." 윤 수의사는 또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일각에서 중성화 수술을 엉터리로 자행하는데, 길고양이도 생명이고 공존의 대상이니 제대로 책임지고 수술해서 길로 잘 돌려보내는 일이 꼭 필요합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길고양이용 수술 세트만 다섯 개라며 사용하는 각종 멸균 기구도 내보였죠. "정답은 없지만 '내가 길고양이에 대해 하는 생각이 맞나?' 하고 스스로 의문을 던지는 게 꼭 필요합니다." 윤재원 수의사는 "집고양이보다 길고양이가 사냥 욕구를 더 충족해 행복한 동물"이라며 관련 그래프를 모니터에 띄워 보였다. 이는 소중이 찾은 인터뷰이들의 공통 의견이기도 하다.
윤재원 수의사는 관악 길고양이 보호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민관의 협동이 잘 된 사례로 자신의 단체를 꼽았다. 사진은 서유진 관악 길고양이 보호협회 대표를 따라 소중이 관악구청 뒤 길고양이 급식소를 찾은 모습이다.
"고양이를 더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하는 방법은 급식소예요. 급식소가 있으면 수술 후 급식소를 거점으로 생활할 거고요. 캣시터가 그 고양이가 잘 사는지 정기적으로 지켜볼 수 있죠.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 떠나지 않거든요." 윤 수의사가 이른바 '안정적인 고양이의 밥자리'를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공무원 개개인이 밖으로 나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줄 수는 없어요"라며 "캣시터를 교육해 제대로 길고양이를 돕는 게 필요합니다. 관에서 캣시터를 육성하기 어렵다면 괜찮은 단체에 권한을 일임하는 거죠"라고 제안했어요. "고양이 혐오자를 만나도 '구청에서 하는 일이에요' 하면 주민들도 납득하는 부분이 있어요. 낮에도 당당하게 고양이에게 밥을 줄 권한이 생기는 셈이죠."
행운동 주민센터 정문 우측 뜰에는 길고양이가 화단을 넘어와 급식소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나무판자 길이 있다.
스티커·팻말 등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급식소 존재를 알린다. 사진은 관악구청 뒤뜰 길고양이 급식소 앞에 붙인 스티커다.서 대표는 관악구 급식소는 각각 정·부관리자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특히 73세 시니어 회원을 자랑했죠. "동물이 눈에 밟혀 길고양이 급식을 하다가 우리 단체에 가입한 분이 있어요. 지금은 급식소 20개를 정관리자로 관리하시고요. 관리사무소 소장의 허락을 구해 관리사무소 앞에 급식소도 두고요. 주민센터에도 두고요. 주민들의 인심을 얻기 위해 환경미화에도 나서고요. 올 초에는 동 대표가 되었습니다.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모범 사례로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날 소중과 함께 관악구청 급식소, 행운동 주민센터 급식소를 살폈는데요. 서 대표는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어디 밥자리 애들 수술해달라, 주소, 몇 마리’ 이렇게 신청해요"라며 급식소가 인간과 길고양이의 공존을 위한 거점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불필요한 소모전은 서로에게 남는 게 없습니다. 길고양이는 공존 대상이에요. 길고양이는 안전·급식 문제를 해결하면 스스로 잘 삽니다. 길고양이를 동네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게 필요하죠."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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