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지구 전체를 담았다,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마이크로소프트의 비행 시뮬레이션 타이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시리즈가 2020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06년 출시된 전작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X'(이하 FSX) 이후 약 13년 만이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시리즈는 이름 그대로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으로, 실제 하늘을 비행하는 것과 같은 현실성을 중시하는 매니아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원래 서브로직이라는 회사가 개발한 제품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1980년대 초반 마이크로소프트가 판권을 인수하며 지금까지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의 상세 정보를 공개하기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본사가 위치한 미국 워싱턴주에 미디어를 초대하고, 가장 먼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현장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 및 개발사 아소보 스튜디오(ASOBO Studios)의 관계자가 참석하여 신작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의 주요 특징을 공개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전작인 FSX가 출시된 이후 13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만큼, 기술 또한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발전을 이룩했다. 보다 현실성 있는 비행 시뮬레이션을 만들기 위해 어떤 최신 기술들이 사용되었는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의 세부 정보를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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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B의 지도 데이터와 애저(Azure) 인공지능 지구 전체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6여 년 전, AR기기 '홀로렌즈(Hololens)'를 통해 방 안에서 로마나 마추픽추같은 역사적 장소를 방문할 수 있게 해 주는 프로그램인 '홀로투어(Holotour)'를 개발해 선보인 바 있다. 가상관광 애플리케이션이었던 홀로투어는 360도로 촬영된 파노라마 비디오를 홀로그램을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하는데, 이를 통해 기존 가상 관광보다 더 현실적인 심도를 제공할 수 있었다.
신작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는 홀로투어 개발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들이 마음속으로 가졌던 '이렇게 모든 지구를 다 가볼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담당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요르그 노이만(Jorg Neumann) 프로덕션 총괄은 "오늘날에는 무수히 많은 인공위성과 비행기, 드론들이 하늘을 가르며 세상을 스캔하고 있다"며, "이들이 만들어내는 수 많은 양의 데이터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데 있어 훌륭한 양분이 되었다"고 전했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최신작은 2PB(약 2,048 테라바이트) 분량의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맵스(Bing Maps) 지도 데이터와 애저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 지구 전체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했다. 뿐만 아니라 항공기 제조사를 비롯, 각종 데이터 제공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실제 비행을 하는 듯한 현실감을 주는 차세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 개발사인 아소보 스튜디오(ASOBO Studio)가 중심이 되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소보 스튜디오는 프랑스 보르도에 위치한 게임 개발사로, 앞서 언급한 홀로렌즈용 프로그램인 '홀로투어'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개발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최적화도 잊지 않았다 단계별로 적용되는 그래픽, 오프라인에서도 플레이 가능
물론,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내 지구의 모습은 빙 맵의 데이터를 그대로 옮겨놓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아소보 스튜디오는 보다 사실적인 지구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애저 클라우드의 머신러닝 기능과 같은 AI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면 일부가 평면으로 표시되는 빙 맵스의 데이터 안에서 나무와 건물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그 위에 3D 구조물을 추가하는 식으로 더욱 그럴싸해 보이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아소보 스튜디오와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400개의 주요 도시를 포함해 2백만 개 이상의 소도시, 4만여 개 이상의 공항들을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속에 옮겨놓을 예정이다.
이처럼 많은 양의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통해 구현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속 지구는 전 세계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데이터센터를 통해 스트리밍 형태로 유저들에게 제공된다. 따라서 높은 품질로 지구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의 사양은 물론 인터넷 대역폭 또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플레이하기 위해 인터넷 연결이나 고성능 PC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게임은 최적화를 위해 다양한 단계의 품질 설정을 제공할 예정이며, 지구의 디테일은 인터넷 대역폭에 따라 자동으로 품질이 설정된다.
오프라인 모드 또한 물론 제공해 네트워크 연결이 없는 상태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지구의 전체적인 디테일이 많이 생략되지만, 사전에 자신이 비행하고자 하는 지역의 지도 데이터만 일부 다운로드 받아 오프라인 모드에서 높은 품질을 즐기는 것 또한 가능할 예정이다.
창밖에 보이는 풍경을 게임 속에 옮기다 현실 날씨까지 시뮬레이트 할 수 있다고?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지구의 모습 뿐 아니라, 비행하는 시간 대부분 동안 마주하게 될 하늘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구현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최신작에 도입된 새로운 대기 시뮬레이션 기능은 주변 환경의 모든 빛이 기상에 반영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대기 중 습도와 환경 오염 또한 비행 시 시야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상층운의 규모에 따라 하층운에 그림자가 지는 모습, 산 주변 계곡에서는 안개가 더욱 짙어지는 등 자연현상을 확인할 수도 있다.
물리기반 렌더링을 통한 다양한 날씨 효과 또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의 특징 중 하나다. 태양의 위치와 지역의 습도에 따라 무지개가 생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비가 올 때 윈드쉴드에 빗방울이 맺히는 효과 또한 물리기반 렌더링이 적용되어 항공기의 속도에 따라 다른 움직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게임 속 하늘에 존재하는 구름은 각기 모양과 밀도를 좌우하는 32개의 레이어 층으로 구성되었으며, 어떤 각도에서든 완벽한 형태의 구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를 통해 고도와 기후에 관계 없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구름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에서 제공하는 기상 환경의 가장 큰 특징은 따로 있다. 바로 현실 세계의 날씨를 선택해 비행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실제 비행을 시작하기 전 비행 계획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출발 및 도착할 공항의 위치와 함께 날씨, 시간대 등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날씨는 구름의 분포도 및 안개 등에 따른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데, '라이브 웨더' 날씨를 선택할 경우 현실 기상 데이터가 반영된 날씨와 시간대에서 비행이 가능하다. 아소보 스튜디오는 이러한 실제 기상을 반영한 게임플레이를 테스트하는 도중 지난 9월 초 바하마와 미국을 덮친 초대형 허리케인 '도리안'의 모습을 시뮬레이션 속에서도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항공역학은 물론, 콕핏 내부의 사실성까지 비행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모든 디테일을 구현하다
마지막으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는 살아있는 하늘을 구현하기 위해, 항공역학적인 부분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뿐만 아니라 조종사들이 비행하는 도중 계속 확인하게 될 계기판 등 콕핏 내부의 세밀한 묘사까지도 잊지 않았다.
항공역학은 항공기가 비행할 때 공기로부터 받는 힘이나 기계 각 부분에서의 기류의 상황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 비행 시뮬레이션에서 '실제로 하늘을 나는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향상된 물리 엔진은 마찬가지로 항공역학 시뮬레이션을 한 단계 더 개선했으며,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에서는 항공기의 여러 표면을 나누어 각 부분마다 바람의 압력이나 모멘트를 세밀하게 적용하는 기법을 적용해 항공역학을 표현했다. 기류에 따른 항공기의 움직임은 실제 비행 교관 및 항공기 제조사 테스트 파일럿들의 검수를 거쳤으며, 이를 통해 보다 사실적인 느낌을 제공한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의 항공 역학 시뮬레이션은 큰 산이나 계곡, 빌딩 사이의 기류까지 지구 전역에 걸친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내며, 이에 따라 구름 또한 마찬가지로 실제 조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게임 내에서는 실제 비행과 마찬가지로 구름 근처에서 심한 흔들림을 느낄 수 있다.
플레이어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콕핏 내부의 모습 또한 한 단계 진일보했다. 각 항공기의 콕핏은 실제와 매우 유사하게 보이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일부 기종의 경우 제조사에서 제공한 CAD파일을 통해 실제 콕핏과 똑같은 모양으로 구현됐다.
그뿐만 아니라 물리기반 렌더링을 통해 계기판 유리덮개에 빛이 반사되거나, 태양의 위치에 따라 계기판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등의 사실적인 효과를 부여했으며, 실제 항공기 조종석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직접 녹음해 현실감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한 콕핏 시점의 카메라의 움직임 또한 최대한 현실감을 높일 수 있도록 설정했다.
이와 같은 콕핏의 설계 및 데이터는 상당 부분 개방적이기 때문에, 출시 이후 자신만의 항공기 콕핏을 만들고자 하는 유저 또는 새로운 기종을 추가하고자 하는 서드파티 개발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처음 비행 시뮬레이션을 접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튜토리얼도 강화했다. 콕핏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기판 및 각종 장치들을 보다 확실히 알아볼 수 있도록 UI가 개선되었으며, 각 비행 단계별 체크리스트 또한 시뮬레이션과 상호 연동되어 항목을 수행할때마다 필요한 피드백을 전달하게 된다. 초보자들에게는 체크리스트를 수행할 때 조작이 필요한 장치를 알기 쉽게 표시해주는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숙련자라면 이러한 튜토리얼 옵션을 모두 해제하고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원문보기: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227446&page=1#csidx020229c70d8559fab0f293ee9ab0bd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