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인턴 활동을 했다고 주장한 곳 중 한 곳인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딸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6차 속행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전 KIST 분자인식연구센터장 정병화 교수의 증언입니다. 

앞서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교수가 지난 2013년 딸 조 모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위해서 KIST 인턴 경력을 부풀렸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조씨가 2011년 7월 인턴십에 참여한 기간이 2∼3일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정경심 교수가 이광렬 전 KIST 소장을 통해 3주간 참여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의전원 입시를 위해 '주 5일, 일 8시간 근무, 총 120시간' 등 구체적 내용이나 '성실하게' 참여했다는 등 설명이 들어가도록 확인서를 꾸몄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연구센터 책임자였던 정병화 교수는 정경심 교수의 동창인 이광렬 전 소장을 통해 조씨의 인턴 참여 의사를 전해 듣고서 허락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연구실 출입기록 등을 종합해보면 7월 20일 처음 인턴활동을 하러 출근했고, 22일 오전에 마지막으로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술했습니다. 

정 교수는 조씨에 대해 "너무 잠깐 왔다 간 학생이라 특별한 기억은 없다"며 "일반적으로 학부생들이 인턴을 오면 논문을 읽어보도록 하거나 실험도구 설거지하는 법 등을 알려주고 박사과정 연구원 등에게 잘 가르쳐줄 것을 부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어 조씨가 어느날부터 나오지 않아 직원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봤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에 한 연구원이 "학생이 엎드려서 잠만 자더라"는 등의 이야기를 했고 불성실한 학생으로 기억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병화 교수는 정경심 교수와 딸 조씨가 검찰 수사를 받으며 내놓은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우선 조씨가 인턴십을 하며 영어 논문 번역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번역이라기보다는, 관련 영어논문을 읽으라고 준 것"이라며 "아무리 실험도구 세척을 하더라도 무슨 실험인지는 알아야 하므로 공부하라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조 씨가 당시 연구원 간 분란으로 한 연구원이 "챙겨줄 수가 없다"고 말해 기다리다가 케냐로 떠나게 되면서 인턴을 그만뒀다는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정병화 교수는 "설령 그런 일이 있었더라도 나에게 말했어야 한다"며 "어떻게 실험실원이 나오지 말라고 했다는 것을 안 나오는 이유로 삼았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병화 교수는 조씨가 서울대 의전원에 제출한 KIST의 인턴 확인서에 대해서도 자신이 작성해 준 적이 없으며, 이광렬 전 소장에게 작성해도 된다고 허락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해당 확인서에 나오는 근무시간, 성실성 평가 등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증언했습니다. 

반면 정경심 교수 측 변호인은 KIST 인턴십 참여를 조율하면서 조씨가 정병화 교수에게 보낸 메일을 제시하며 증언 내용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 메일에는 케냐 봉사를 가게 됐다며 미리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정병화 교수는 메일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해당 메일 입수 경위 등 자료의 객관성을 다음 재판에 제시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재판 초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과 정경심 교수 관련 사건을 병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검찰 측의 공소장 변경 요청을 허가했습니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704704&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