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장기불황 우려 점증…글로벌 복합불황 'D의 공포' 가중
[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경제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장기 불황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복합불황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거란 지적이다.
◇ 세계 경제 둔화 지속…한국 금융안정 위험도 커져
세계 경제는 전반적으로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산업 생산은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하는 모습이지만 세계 교역 증가율은 여전히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진국 경기선행지수는 장기간 100포인트를 밑돌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최근 완화 전망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고, 세계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 심리와 경기선행지수가 꺾였다.
중국의 경우 소비가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투자와 수출 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부문 채산성이 크게 악화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선진국 경기는 여전히 수축 국면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가 올 7월 발표한 2019~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씩 하향조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적으로 금융시장 불안, 자산가격 상승세 둔화, 글로벌 부채 증가 지속 등의 경기 하방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 남부유럽의 경제 불안정성도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금융안정 관련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금융안정지수는 8월 들어 주의 단계(8~22)에 진입했다. 금융안정지수는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파악하고자 만든 지표로, 한은이 실물경제 및 금융 관련 20개 지표를 반영해 매달 산출한다.
올해 3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8.3을 나타냈다. 금융안정지수가 주의단계에 진입한 것은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2016년 2월(11.0)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 기업 100곳 중 14곳은 이자 못 갚는 ‘한계기업’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에서는 기업 100곳 중 14곳이 이자를 못 갚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 3236곳이 ‘한계기업’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은 영업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이다. 3년동안 이자를 갚아도 채무 상환을 다 하지 못하는 상태로, 신용등급이 낮거나 자본잠식 상태의 기업이 대다수다. 2년 전인 2017년 3112개이던 한계기업은 올해 14.2%까지 커졌다. 특히 대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10.6%로 0.7%포인트, 중소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도 14.9%로 0.5%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이 높은 은행일수록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높아지는 경향”이라면서 “무역여건 악화, 경기둔화 등으로 기업 채무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한계기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가계 및 기업 심리지표들도 2분기보다 악화하고 있다. 내수 경기가 부진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가계 부문의 경제 심리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미래 전망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측은 “국내경기의 하락세가 뚜렷한 것은 대외부문의 충격이 국내경기에 증폭되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으로 제조업 고용이 위축되는 가운데 소비회복 지연으로 자영업 취업자도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세의 둔화를 방어하고 침체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결국 필요한 것은 정책적 대응”이라며 “전통적인 경제정책인 재정과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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