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최초의 ‘뷰티’분야 파워블로거로 이름을 알리다가 화장품회사를 시작해 2016년 연 매출 1300억을 달성한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코스토리’ 김한균(32) 대표이다. 코스토리는 현재 전국 올리브영 600여개 지점에 화장품으로 납품하는 것은 물론,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홍콩,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화장품 유통 체인 매장인 ‘샤샤’(SASA)와 왓슨스(Watsons)에도 진출했다. 

어린 시절부터 피부 콤플렉스가 심했던 김한균 대표는 피부 관리에 목숨을 걸었다. 학원비로 받은 60만 원을 화장품으로 사는 데 썼다 부모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 심지어 군복무 시절에는 100일 휴가 이후에 마스크팩과 피부 관리기를 들고 복귀했다가 군대 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2009년 대학을 졸업하고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다. 아토팜, 그루폰을 옮겨다니며 신제품 기획과 온라인 마케팅을 하며 창업 꿈을 키웠다. 화장품 연구원들을 찾아가 화장품을 만드는 법에 대해석도 공부했다.  2011년 드디어 자본금 300만 원을 들고 상지대 창업보육센터에 자리를 얻었다.

화장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빠삭했지만 자신감만으로는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기획서를 들고 전국 화장품 연구소를 30곳 넘게 찾아다녔다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함께 일하던 회사 동료에게 사기를 당해 전 재산 5000만 원을 날리기도 했다. 직원 월급을 마련하려고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아르바이트를 감행 하기도 했다.

딸아이가 태어나면서 김한균 대표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갓 태어난 딸 한별이의 피부는 심한 건성이었다. 김한균 대표는 딸의 피부를 바꿔주기 위해 국내 제품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까지 유아용 화장품을 모두 구입했고, 제품 하나하나 성분을 따져보고 효과를 알아봤다.

결국 2012년 ‘아빠가 만든 화장품’ 아기 오일을 개발했고, 건성피부인 한별이를 목욕시키고 직접 오일을 발라주어 피부가 좋아진 100일된 딸의 모습을 블로그에 공개하자 구매요청이 밀려들었다.

김한균 대표는 또 한번 대박 아이템을 개발했다. 바로 ‘뜨지 않는 마스크 팩’이다. 마스크팩 사용자들은 굴곡진 코 옆과 눈 부분이 들뜨는 부분이 항상 불만이었다. 하지만 그가 만든 마스크 팩은 얇고 뜨는 부분이 없다. 그가 직접 마스크 팩을 애용하는 화장품 덕후였기 때문에 개발 가능했던 것이다.

2014년 출시 된 뜨지 않는 마스크팩 ‘봄비 꿀단지 마스크팩’은 중국에서 대박을 냈다. 김한균 대표는 중국어는 못하지만 현지 중국인 파트너들을 만날 때마다 얼굴에 직접 마스크팩을 붙이고, 홍보 문구가 담긴 중국어 대본을 힘차게 읽으며 설득했다. 그 결과 2016년 중국 춘절기간 한국에 온 유커들이 가장 많이 산 화장품 TOP3에 이 제품이 들어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덕후 정신으로 시작해 대박을 쳐 이미 유명해진 회사가 있다. 바로 지금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웹툰회사 ‘레진코믹스’다. 어린시절부터 만화를 사랑한 권정혁 공동창업자(CTO)는 “면접을 보면서 출신학교는 체크하지 않지만, 덕후인지는 철저하게 검증한다”고 한다. 

“만약 재무 담당자가 만화를 안 좋아하면 ‘이런 거에 돈을 왜 쓰지’란 의문을 갖게 됩니다. 만화를 이해해야 투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 가지에 빠져 있으면, 업무에서도 뛰어난 집중력을 보일 것으로 봅니다. ‘덕질’하는 분야를 업무를 연결할 수도 있어요.”

취미를 오랜 기간 갖게 되면 나만의 차별화된 관점과 철학을 가진다. 또 오랜 기간 그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체적으로 연구하진 않았어도 흐름은 잘 꿰뚫고 있다. 내가 즐기는 취미를 마니아들이 즐기는 틈새시장으로, 더 나아가 전 세계를 공략한 글로벌 시장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이 얼마나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가?

그러나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취미를 살리지 못한다. 대개 취업할 때는 사람을 많이 뽑는 영업직이나 경영기획 직군으로 자신이 살아온 길을 애써 끼워 맞추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왜 취미가 직업이 될 수 없을까? 취미로 큰돈을 벌 수 없을까? 이것은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이 던져야 하는 근본적인 질문일 것이다. 다음 마지막 10화에서는 세상의 흐름을 꿰뚫어 보고 남들과 다르게 움직인 그들의 놀라운 통찰력을 옅볼 수 있는 '젊은 부자들의 생각법'이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