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가 자백한 청주 미제사건…세월에 묻힌 흔적은?

이춘재가 자백한 청주 미제사건…세월에 묻힌 흔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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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가 자백한 청주 미제사건…세월에 묻힌 흔적은?


범행 현장 주민 "어렴풋이 기억" 증언…폐가로 방치된 곳도 


뉴스1 
민갑룡 경찰청장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이춘재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청주=뉴스1) 박태성 기자 =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2건의 청주 범행을 자백하면서 비슷한 시기 발생한 지역 미제 살인사건이 재조명받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991년 1월부터 1994년 1월까지 청주에서 발생한 미제 살인사건은 모두 5건이다.

이 기간은 이춘재가 직장 근무와 결혼으로 청주에 연고를 두기 시작한 무렵부터 처제를 살해해 붙잡힌 시점까지다.

5건의 미제사건 모두 피해자는 여성이었다. 또 일부는 시신 발견 당시 옷이 벗겨지는 등 성폭행 정황과 함께 입을 막거나 양손을 결박하는 데 스타킹이 사용됐다.

3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나 구체적인 사건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일부 사건들에 대한 주민 증언이나 흔적은 확인할 수 있었다. 


뉴스1 
1991년 3월7일 오후 8시쯤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의 한 셋방에서 주부 김모씨(당시 29세·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범행 장소로 추정되는 셋방은 현재 폐가로 방치돼 있다. © 뉴스1 박태성기자 


◇1991년 남주동 주부 피살 사건

당시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1991년 3월7일 오후 8시쯤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의 한 셋방에서 주부 김모씨(당시 29세·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김씨는 양손이 결박되고 입에 스타킹이 물려 있었다. 가슴에서는 흉기에 찔린 상처도 있었다.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나섰지만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다.

범행 발생 장소로 추정되는 과거 셋방은 현재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로 방치돼 있다.

사건 무렵부터 남주동에 살았다는 주민 A씨(81)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 사건이 있었다는 기억만 있다"며 "사건이 있었던 집은 사람이 살지 않은 채 방치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1992년 봉명동 여성 피살 사건


1992년 4월18일 오전 8시30분쯤 흥덕구 봉명동의 한 호텔 인근 음식점 주차장에서 이모씨(당시 34세·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머리에는 둔기로 가격당한 상처가 있었고, 하의는 벗겨진 상태였다.

당시 호텔은 다른 호텔로 상호가 바뀐 상태다. 시신이 발견된 음식점 자리에는 다른 상점이 영업 중이다.

수소문 끝에 자리를 옮겨 장사하고 있는 해당 음식점을 찾을 수 있었다.

해당 음식점 관계자 B씨(67·여)는 "시신이 발견된 날 아침 비가 내렸다"며 "당시에는 무서워서 주차장 쪽을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피해자가 술집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형사들이 손님으로 가장해 식당에서 잠복근무를 서기도 했다"며 "한참 뒤에 범인을 잡지 못했다고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고 말했다.

◇1992년 복대동 주부 피살 사건

1992년 6월25일 흥덕구 복대동 한 재료상사 안방에서 이모씨(당시 28세·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이씨는 전화줄에 목이 졸려있었다. 하의는 벗겨진 상태였지만 성폭행 흔적은 없었다.

특히 이곳은 이춘재가 1994년 1월 처제를 살해한 자택과 직선거리로 400m 남짓 떨어진 곳이다. 처제 범행 후 시신을 유기한 철물점과도 비슷한 거리다.

기록으로 남아있는 주소지에서 재료상사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당시 기록된 주소지가 아닌 인근 다른 곳에서 범행이 벌어졌다는 주민 증언이 있었다.

한 상인은 "사건을 들어본 기억이 있는데 알려진 것과 주소지가 다르다"며 "과거 경찰서(옛 복대2동치안센터) 인근에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옛 복대2동치안센터 주변에서도 사건 관련 흔적이나 증언은 찾을 수 없었다.

1991년부터 이곳에 살았다는 주민(79·여)은 "형부가 처제를 죽였다는 사건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면서 "그 무렵 인근에서 이상한 사건이 유난히 많았다"고 전했다. 




뉴스1 
1991년 1월 27일 충북 청주시 가경동 택지조성공사장에서 박모양(당시 17세)이 성폭행 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장소. 
(중부매일 제공) © News1 김용빈 기자 



1991년 1월27일 청주 가경동 택지조성공사장 여고생 피살·주부 강도 사건과 1992년 4월23일 강내면(당시 청원군) 여성 암매장 사건의 경우 발생 장소나 증언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앞서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성사건 5·7·9차 피해 여성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50대 남성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를 토대로 1994년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이 선고돼 부산교도소에서 25년째 수감 중인 이춘재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9차례 걸친 대면조사 끝에 이춘재에게 범행을 자백받았다. 또 4차 사건에서 수집된 유류품에서도 추가로 그의 DNA를 확인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화성 연쇄살인사건 외 이춘재가 자백한 사건들과 모방 범죄로 종결된 화성 8차 사건의 진범 여부를 두고 사실관계와 진술 신빙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
ts_new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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