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말'만 한다던 유시민, '궤변의 선봉'으로 돌변한 이유
'맞는 말'만 한다던 유시민, '궤변의 선봉'으로 돌변한 이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중앙포토·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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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국민 선동.”(시민단체)
“명백한 가짜뉴스.”(최성해 총장)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억지.”(현직 판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60)의 말을 두고 최근 열흘 새 쏟아진 혹평들이다. 그는 요즘 야권의 집중포화 대상이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일 유 이사장을 허위사실유포,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국민을 선동해 검찰 수사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게 이유다.
유 이사장에게서 “자유한국당 의원을 최근 만났다”고 지목당한 최성해 동양대 총장도 “유 이사장의 발언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2일 공개 반박했다. ‘논평’이 아닌 ‘팩트 확인’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25일에는 현직 법관(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이 유 이사장의 “정경심 PC 반출은 증거 보존용” 발언을 두고 “법조 경력 20여 년에 처음 듣는 말”이라고 했다. “현란한 말재주라고 환호할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중략)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서는 더 원색적인 비난이 나온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유 이사장을 일컬어 “세 치 혀로 국민을 선동하기 전문인 여권 인사”라고 했다.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5공 당시 군부 실세를 언급하며 “이제 유 이사장이 군사정권 차지철 뺨치게 생겼다”고 말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9월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경남도교통문화연수원에서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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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맞는 말만 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유 이사장이 왜 ‘선동’과 ‘궤변’의 선봉에 섰을까. 그는 조국 법무부장관과 정부를 비호하는 목소리를 누구보다도 거침없이,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예전과 달라진 유 이사장의 발언 수위를 경계하는 목소리는 같은 편인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지난달 ‘증거 보존용’ 발언 직후 그랬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튜브를 재미있게 하려고 하는 말이고 어떻게 보면 레토릭”이라며 “유 작가야 지금은 정치인이 아니고 야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도 “증거 인멸인지 아닌지 판단을 유 이사장이 할 건 아니다”라면서 “워낙 유명하신 분이니까 말한 것에 여러 사람이 관심을 갖는데 법적인 부분과는 조금 떨어진 해석”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달 들어 유 이사장의 발언 수위는 더 높아졌다. 현 검찰 수사를 “윤석열의 난”으로 정의하며 “(10·26 직후) 정승화(육군 참모총장)한테 대든 전두환 신군부와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본인을 향한 “문 정부 차지철”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예 ‘신군부’를 거론한 거다. 이쯤 되자 정치권에서는 그에게 ‘정권 호위무사’, ‘돌격전 지휘자’ 등의 별명을 붙였다.
지금까지 유 이사장은 “대선 불출마”를 강조하며 정계 복귀를 거듭 부인해왔다. 두 달여 년 전만 해도 출마 질문에 “나를 안 믿는구나”(7월 27일)라며 재단 이사장 신분을 강조했었다. 조 장관 청문회 직전(9월 5일)에는 최성해 총장에게 “유튜브 언론인으로서 (사실관계) 취재차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영상이 지난 27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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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주 활동 무대는 여전히 재단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다. 하지만 지난 1일에는 JTBC 생방송 토론에 직접 나와 “진영논리가 왜 나쁜가”라며 토론을 주도했다. ‘후방 지원’을 넘어 ‘최전선 엄호’에 나선 모습이었다. 여의도에서는 “진문(眞文) 골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기 위해 장외에서 본진으로 ‘셀프 등판’을 한 셈”(민주당 보좌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유 이사장의 행보가 ‘조국 사태’에 대한 위기감의 방증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권 인사는 “조국 방어선이 뚫리면 문재인 정권 붕괴가 시작된다는 진영 대결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 재창출 과제가 가시화된 집권 3년 차에 유 이사장이 대중성을 내세워 갈등 선봉에 섰다는 해석이다.
조국 수호를 위해 그가 만들어낸 지지층 결집 효과는 ‘유시민 지지도 상승’이란 부수 효과를 낳고 있다. 벌써 정치권에서는 “상처뿐인 조국이 퇴장한 뒤 남을 유일한 대권 적자(嫡子)는 유시민”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물론 ‘화력’으로만 대선 후보가 될 수는 없다. 유 이사장은 JTBC 토론에서 “갈등을 넘어 통합하는 것 역시 정치의 본령”(박형준 교수)이라는 말에 긍정했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최근 유 이사장의 정치 가능성에 대해 “유시민 이사장은 안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본인이 일종의 퇴로를 차단하는 듯한 인상을 많이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정치) 합니다’ 이렇게 하기는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출처 : http://news.zum.com/articles/55421926?cm=news_home_recommend&r=1&thum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