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할아버지’ 이만희가 이렇게 추운데 굳이 반팔 와이셔츠 입은 이유
-‘박근혜 시계’ 잘 보이려고 굳이 입은 듯
-김진태 “시계 좀 봐달라는 제스처로 보여”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 / 뉴스1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을 할 때 반팔 와이셔츠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시계’를 확실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긴팔 와이셔츠를 입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총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두 차례 큰절을 했다. 이때 이 총회장 왼쪽 손목에서 금색 시계가 포착됐다.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문양의 휘장과 무궁화 외에도 ‘박근혜’라는 한글 서명이 박혀 있었다.
이 시계를 이 총회장에게 선물한 A씨는 동아일보에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선거 뒤 시계를 제공받았다. 이후 신천지에 잠깐 발을 담갔는데 이 총회장을 만날 기회가 생겨 선물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색 시계는 국회의원과 장관용인데 이들에게 주는 것 중 남은 것을 선거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은 청와대가 해당 시계를 제작한 적이 없다면서 ‘짝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품 여부를 떠나 이 총회장이 해당 시계를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데는 분명한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신천지 측은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뉴스1
기자회견장에서 이 총회장은 긴팔 와이셔츠 대신 반팔 와이셔츠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손목 부위에서 와이셔츠 소매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흔 살을 한 해 앞둔 노인이 겨울철에 야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굳이 반팔을 입은 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와이셔츠 소매 부분이 ‘박근혜 시계’를 덮을 가능성을 우려해 반팔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그렇다면 이 총회장은 왜 ‘박근혜 시계’를 차고 있었을까. 우선 보수층 지지자들을 향해 ‘나도 보수층이나 잘 봐달라’는 메시지를 던졌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 총회장은 미래통합당의 노골적인 지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박도 있다.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같은 날 그 시계를 차고 나왔다는 것부터 수상하다. 현 정권에서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걸 알렸으니 나 좀 잘 봐달라’는 메시지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89세 고령이 아직 쌀쌀한 날씨임에도 반팔셔츠를 입고 나와, 팔 동작을 과장되게 했다. 시계 좀 봐달라는 제스처로 보인다. 이만희 교주는 이 시계를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명확히 밝혀라. 그렇지 않으면 온국민을 상대로 저열한 정치공작을 시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