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대구에서 그토록 우려하던 일이 오늘 터지고 말았다
-음압병상 없어서 자가격리중인 환자 사망
-권영진 “딴 지역에서 제발 환자 받아달라”
21일 오후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입원 중인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날 청도대남병원에서 부산대병원 음압병동으로 옮겨진 56세 여성이 사망했으며 이 환자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닌 폐렴 증세가 심해져 이송된 일반 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 뉴스1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대구에서 자가격리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대구에 병상이 부족한 까닭에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서 병상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던 중 사망하고 말았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3분쯤 집에서 영남대학교병원으로 긴급 이송한 74세 남성이 약 두 시간 뒤인 오전 9시쯤 급성 호흡곤란 증세로 숨졌다.
대구시는 이 남성은 이송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을 받았다고 했다. 또 병원에 도착해서도 심폐소생술을 계속 받지만 숨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13번째 코로나19 사망자인 이 환자는 신천지 대구교회 전수조사 명단에 포함돼 있는 신천지 교인이었다. 지난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대구에 음압병상이 없는 까닭에 자택에서 대기 중이었다. 20여년 전 신장이식을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발열과 기침 등의 증세가 나타난 23일부터 남성의 건강상태를 체크했던 대구시는 숨지기 전날까지도 발열과 기침 말고는 특이 증세가 없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이날에만 발생하리라는 법이 없다는 데 있다. 실제로 이 환자가 사망함으로써 대구의 음압병상 부족 문제가 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에서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해 음압병상이 부족해지자 권영진 대구시장은 2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확진자를 위한 병상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권 시장은 “서울·경기·경남· 울산의 시·도지사님들에게 제가 직접 전화를 드려 시·도가 준비하고 있는 병원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면서 “정부와 전국 시·도에 부탁한다. 환자들을 격리 치료할 수 있는 병원 시설과 의료 인력 지원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다른 지자체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여력이 없는 데다 다른 지역 확진자를 데려오는 데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권 시장에게 대구의 일반 경증환자를 경기 지역으로 올려보내 병상을 확보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도 전염병 환자를 지역 밖으로 이송하는 데 대해 반대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