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기본 사진 앱에서 한복 사진을 '기모노'로 분류하고 있었다
- • 한복문화활동가 권미루 씨가 SNS로 알린 내용
- • 구글 포토도 비슷한 상황…기계학습 활용한 AI의 한계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iOS 기본 사진 앱에서 한복 사진들이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로 분류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4일 한복문화활동가 권미루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이같은 사실은 전했다. 권 씨는 비영리단체 한복여행가 카페에 올라온 글이라며 관련 사례들을 전했다.
권 씨가 전한 바에 따르면 한 활동가가 아이폰 사진 앱에서 한복 사진을 찾기 위해 '한복'을 검색한 결과, 사진이 한 장 나오지 않았다. 검색어를 '기모노'로 바꾸자 그제야 한복 사진이 나왔다. 다른 활동가들도 비슷한 증언을 내놓았다.
애플은 iOS 사진 앱에서 기계학습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피사체 종류를 구분해 사진들을 분류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이 의도적으로 한복을 기모노로 분류해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한계에 의한 오류로 보인다.
한복뿐만 아니라 베트남 아오자이, 중국 치파오 등도 기모노로 분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문화적 영향력이 크다 보니 '기모노'가 마치 아시아 전통 의복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기계학습을 활용한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의 편견도 그대로 학습하는 사례는 흔하다. 지난해 10월 아마존이 개발 중이던 인공지능 채용 프로그램이 여성 지원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드러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결국 프로그램 도입을 취소했다.
지난해 2월 MIT 미디어랩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에 의한 얼굴인식도 백인일 경우 99%의 정확성을 보였지만 피부색이 어두운 흑인 여성일 경우 에러 발생률이 최고 35%까지 올라갔다.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 대부분이 백인 남성 데이터였기 때문이다.
권 씨는 "알파고와 인간의 바둑시합이 세기의 대결로 이해되고 있는 이 시대에 한복과 기모노를 구분하지 못 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글 포토에서도 비슷한 결과값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권 씨는 "AI가 한복과 기모노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복은 한복이라는 것'을 계속 피드백하고 리포트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