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일하는 소방관들에게 '어이없는' 전화가 걸려왔다
- 네이버TV, MBC '실화탐사대
- • 신고 사례 얘기하는 구조대원들 표정은 어두워
- • 119에 걸려오는 장난 전화 실태 여전히 심각
드라마 '시크릿'
119 신고센터에 걸려오는 '장난 전화'는 여전히 심각하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는 119 구조대원들을 만나 고충을 들었다. 이들이 털어놓은 실태는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한 여성은 클럽에서 춤추다 가방을 놓고 왔다며 갖다 달라는 신고를 했다. 또 다른 여성은 집에서 페트병에 매실을 채웠는데 너무 꽉 찼다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황당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 남성은 "축구 경기, 한국이 이겼어요, 일본이 이겼어요?"라고 물었다. 전화를 받은 구조대원이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라고 하자 그는 "벌금 내면 되지, 뭐"라고까지 말했다.
이외에도 황당한 신고 전화는 여럿 있다. "왼팔을 다쳤는데 손톱 깎아주러 와라", "우리 동네 목욕탕 전화번호를 알려달라" 등이다. 그런데 이 신고는 모두 새벽에 들어온 것이었다.
충북소방본부 119 상황실에 근무하는 황재순 대원은 자신이 접수한 신고 사례를 얘기했다. 그는 "'모텔에 들어왔는데 술을 사러 갔다 왔더니 같이 들어갔던 여자가 없어졌다. 위치추적을 해달라'라는 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장 출동이 필요하지 않은 '비긴급 신고'는 연평균 5만 건 이상이다. 소방청은 지난해 5월부터 장난 전화로 판단되면 전화를 끊거나 출동하지 않을 수 있게 대응 기준을 만들었다. 장난 전화가 상습적이거나 정도가 심한 경우 형법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규정에 따라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런데도 구조대원들을 힘 빠지게 하는 장난 전화가 계속되고 있다.
SBS '엔젤아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