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양조장이었다”…술 안 마셔도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는 사람

“걸어다니는 양조장이었다”…술 안 마셔도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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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희소 질환인 `소화기관 발효 증후군` 앓았던 남성 사연

  • • 소화기관 내 효모가 탄수화물을 알코올로 바꿔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 셔터스톡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남성은 음주를 한 적이 없다고 극구 부인했지만 경찰은 그를 믿지 않았다. 혈액 검사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에 달했기 때문이다. 법적 최고 기준치인 2.5배나 높은 수치다.

그러나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남자 말은 사실이었다. 남자는 음식을 먹으면 몸속에서 알코올이 발효되는 희소 질환 환자였다. 

CNN이 지난 26일(현지시각) 전한 사연이다. 사연의 주인공인 노스 캐롤라이나에 사는 42세 남성이다. 경찰도, 의사도 당시 이 남성 말을 믿지 않았지만 3년 뒤 뉴욕주 리치먼드대학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확인했다.

최근 영국 의학저널 'BMJ 오픈 소화기병학'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자동 양조 증후군'이라는 희소 질환 판정을 받았다. '소화기관 발효 증후군'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질병이다.


'자동 양조 증후군'은 소화기관에 있는 이스트에 의해 일어난다. 이 남성 소화기관에서는 맥주나 빵을 만들 때 쓰는 효모인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애가 검출됐다. 이 효모는 맥아나 밀가루 등에 있는 당분을 섭취해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만든다. 

이 효모 때문에 남성이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할 때마다 소화기관 내에서 알코올이 생성된 것이다. 말하자면 그의 배는 작은 '양조장'이었다. 



이 질환은 주로 위와 소장 앞부분에서 일어난다. 연구진은 "이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냄새와 호흡, 나른함, 걸음걸이 변화 등이 술취한 사람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생명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남성은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올라 뇌에 출혈이 일어나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는 오하이오 한 병원에서 탄수화물 제한식을 처방받았다. 일시적으로 효과를 봤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증상은 재발했다. 이후 수많은 의료전문가를 찾아갔지만 별 다른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리치먼드 대학 연구진의 도움을 받았다. 

남성은 지난 2011년 항생제 복용 이후 이같은 현상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항생제가 소화기관 내 미생물 군집을 바꾸고 효모가 번식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항균 요법과 유산균 등 활생균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소화기관 내 박테리아를 정상화했다. 해당 남성은 현재 피자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화기관 발효 증후군'은 과거에는 미신으로 여겨질 정도로 희소한 질환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일본에서는 20~30건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에서는 대략 10년 후 첫 사례가 보고됐다.

지난 2013년에는 항상 만취 상태로 있던 61세 남성이 '소화기관 발효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2015년에는 미국 뉴욕주에서 한 여성이 음주운전 단속 후 '소화기관 발효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증거를 제출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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