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권용원 금투협회장 '사퇴 거부'… '신뢰 회복' 될까
• 권 회장 “이사회서 사퇴 만류”…실추된 이미지 개선 급선무
30일 금투센터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임기를 계속하겠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 이다빈 기자
최근 운전기사·임직원 등에게 폭언한 녹취가 공개돼 물의를 빚은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사퇴를 거부했다. 회장직 임면권을 갖는 이사회가 만류한다는 이유를 달았다.
하지만 증권·운용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 수장이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터라 조직 신뢰 회복은 물론 회원사와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권 회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이사회로부터) 협회가 열심히 하라는 권고와 함께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부탁이 있었다"며 자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투협 이사회는 이날 오전 비공개 임시 이사회를 열어 권 회장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권 회장은 이사회가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경영 공백으로 발생할 문제점이 있다고 했다"며 "남은 임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시간부터 금투산업 발전이라는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 하겠다”며 "다시 한번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더 낮은 자세로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권 회장 임기는 2021년 2월 3일까지다.
이날 입장 발표는 지난 18일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친다"는 사과문이 나온 지 12일 만이다.
자신의 폭언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관련 법에 저촉된다면 당연히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권 회장은 지난해 2월 운전기사와 직원에게 폭언·갑질을 한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을 야기하면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
운전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와요"라고 말한 후 운전기사의 답변에 "미리 이야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고 면박을 줬다.
금투협 직원에게는 "잘못되면 죽여 패버려"라며 "니가 기자애들 쥐어 패버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녹취록을 통해 드러난 발언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권 회장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권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여년간 공직 생활을 한 뒤 다우기술 부사장, 다우엘실리콘 사장,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을 거쳐 2009년 4월부터 9년간 키움증권 사장을 지냈다.
이어 2018년 1월 금투협 임시총회에서 241개 정회원사 투표를 통해 68.1%의 득표율로 제4대 협회장에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