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성인 남성 흡연 절반 감소·비만 2배 증가
20년간 성인 남성 흡연 절반 감소·비만 2배 증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20년 간 성인 남성 흡연율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비만 유병률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격차는 확대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와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1998년부터 매년 1만여명을 대상으로,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2005년부터 매년 전국 중·고등학생 6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조사 결과 성인 남성 현재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지난해 36.7%로 급감했다. 반면 여성은 6.5%에서 7.5%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정 실내 간접흡연노출률은 18.5%에서 4.0%로 크게 낮아졌다. 직장·공공장소 실내에서의 간접흡연노출률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11.5%, 16.9%로 높은 수준이다.
여성 음주행태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월간 폭음률은 2005년 17.2%에서 지난해 26.9%로 높아졌다. 남성은 같은 기간 55.3%에서 50.8%로 감소했다. 월간 폭음률은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 음주한 비율을 뜻한다.
살찐 남성이 크게 늘어났다. 남성 비만 유병률은 1998년 25.1%에서 지난해 42.8%로 급증했다. 이는 식습관 서구화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동물성 식품 섭취가 늘고 식물성 식품 섭취는 감소하면서 지방 섭취량은 40.1g에서 49.5g으로 증가했다. 특히 남성의 지방 섭취량은 45.3g에서 56.8g으로 더 많이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비만 유병률은 26.2%에서 25.2%로 별 차이가 없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5년 남녀가 각각 7.3%, 8.4%에서 지난해 20.9%, 21.4%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아침식사를 먹지 않는 사람은 1998년 10명 중 1명(11.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0명 중 3명(28.9%)으로 증가했다. 반면 1년 내 식이보충제를 먹어본 사람은 2005년 4명 중 1명(25.8%)에서 지난해 2명 중 1명(49.8%)으로 증가했다.
신체활동은 줄었다. 최근 1주일 동안 1회 10분 이상, 하루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걸은 사람은 2005년 60.7%에서 지난해 40.2%로 감소했다.
‘건강 빈부 격차’는 확대됐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았는데, 소득에 따른 흡연율 차이는 20년 사이 더 커졌다. 고혈압과 당뇨병도 마찬가지였다. 여성의 경우 빈부에 따른 비만과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 격차가 커졌다.
청소년은 패스트푸드·탄산음료 섭취율은 높아지고, 과일 섭취율은 낮아지는 등 식생활 지표가 모두 나빠졌다. 올해 청소년 흡연율은 남학생 9.3%, 여학생 3.8%로 14년 전 14.3%, 8.9%에 비해 낮아졌지만, 액상형 전자담배가 청소년 사이에도 퍼지면서 한 달 내 이를 사용해 본 청소년이 3.2%였다. 한 달 내 음주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2005년(27.0%)의 절반 수준(15.0%)이었다.
결과 발표에 참여한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20년 간 가장 급격한 변화 중 하나는 남성 비만 유병률 증가”라며 “신체활동 감소 및 에너지 섭취량 증가가 비만 유병률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29~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 20주년 기념식과 조사 결과 발표회를 연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