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냐" 승무원 성추행혐의 몽골 헌재소장, 한국서 2차 조사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드바야르 도르지(52) 몽골 헌법재판소장이 한국에 재입국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도르지 소장이 탄 항공기가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 공항을 출발해 6일 오전 8시 29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도르지 소장은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AACC) 회의를 마치고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한국에 다시 들렀다.
도르지 소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8시 5분께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항공기 안에서 여성 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승무원 2명은 경찰 조사에서 “기분이 나빴다”며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했다. 통역을 당한 몽골 국적의 또 다른 승무원 역시 폭언 등 도르지 소장에게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도르지 소장의 일행인 몽골인 역시 승무원의 어깨를 감싸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의 대처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법경찰 권한이 있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도르지 소장과 일행을 현행법으로 체포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들은 외교 여권을 제시하며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면책특권 대상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이들을 석방했다.
이후 외교부에 문의해 도르지 소장이 면책특권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자 경찰은 1일 오후 인천공항 보안 구역 내 조사실에서 도르지 소장을 조사했다. 도르지 소장은 1차 조사를 받은 뒤 다시 입국해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발리로 출국했다. 도르지 소장의 일행은 조사받지 않은 채 싱가포르행 항공기를 탔으며 도르지 소장은 1차 경찰 조사에서 "다른 몽골인이 승무원을 성추행했는데 자신이 오해받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