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기다릴래요 독도 헬기 부기장의 '7살' 아들은 밥을 거부했다
- • 사고 3일 전 아들 생일 파티해
- • 독도 헬기 추락 사고로 세상 떠난 부기장 가족 사연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독도 헬기 추락 사고로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고 당한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사고난 헬기 부기장 이종후(39) 씨 시신과 서정용(45) 정비사 시신이 지난 2일 독도 해상에서 수습됐다. 유족들은 시신이 안치된 대구 달서구 동산병원 장례식장에 모였다.
부기장 이 씨에겐 7살 난 아들이 있다. 부기장 아버지 이 모(66) 씨는 "손주가 아빠의 죽음을 조금씩 인지하는 중"이라며 "아빠랑 아직 하기로 한 게 많다고 목록을 얘기하는데 가족들이 울음바다가 됐다"라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7살 아들은 "아빠가 바다에서 돌아오기 전까진 밥 안 먹고 기다릴래요"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사고 3일 전이었던 지난달 28일은 아들의 생일이었다. 부기장 어머니 김 모(61) 씨는 빈소에서 생일 파티 사진을 다시 봤다. 사진 속에서 부기장 이 씨는 아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었다. 어머니는 휴대전화에 아들을 '장한 아들'로 저장해뒀다.
이 씨 부모는 3년 전 둘째 아들을 간암으로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사고로 장남과도 이별한 것이다. 외삼촌 김 모(58) 씨는 "누나가 버텨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부기장 이 씨는 부모에게 너무나도 각별한 아들이었다. 그는 강원도 원주고를 졸업한 뒤 공군사관학교에 들어가 조종사가 됐다. 전역 후 이 씨는 강원도에서 닥터헬기 조종사로 활동했다. 3년 전 중앙119구조본부로 소속을 옮겼다. 지난 4월 강원도에 대형 산불이 났을 때도 현장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결혼한 지 겨우 2달 째에 사고를 당한 구급대원 배 모(31) 씨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그는 늘 가족에게 "사람을 구하는 이 일이 정말 좋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독도 추락 헬기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