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북한 납치 피해자 오토 윔비어 부모 면담 거절
- • “대통령과 면담 희망 마음은 충분히 이해…국정 일정상 어려워”
- • 미 민주수호재단 연구원 “인권 변호사 경력 문 대통령에 실망”
오토 웜비어 부모 프레드·신디 웜비어
청와대가 북한에 납치됐다 2017년 6월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부모의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청을 최근 거절했다고 조선일보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는 22일 방한하는 오토 윔비어 부모 모 프레드·신디 웜비어씨가 사단법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회장 이미일) 통해 전달한 면담 요청에 대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일정상 면담이 어렵다"는 내용의 답신을 13일 보내왔다는 것이다.
이미일 회장은 자신 명의로 지난 1일 청와대에 "피해자의 입장에서 문 대통령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아 면담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국가안보실은 이 답신에서 "대통령과 면담을 희망하고 계신 마음은 저희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면담 요청을 거절한 뒤 "(웜비어 부모의) 뜻을 잘 받아들여 정책에 참고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6월 29일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오토 웜비어(22)를 추모 집회를 열고 있다 / 연합뉴스 자료 사진
한편, 문화일보는 이와 관련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이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실망스럽다"면서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우선시하지 않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맥스웰 선임연구원이 "한국과 미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북한 인권에 초점을 맞추면 핵 합의나 북한과의 화해가 방해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를 가지고 있다"면서 "인권은 도덕적 의무 뿐 아니라 국가안보의 문제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토 웜비어 부모 프레드·신디 웜비어씨는 22일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의 납치 및 억류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위한 국제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오토 윔비어는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 재학 중이었던 지난 2016년 북한 관광차 평양을 방문했다가 북한 당국에 체제 전복 혐의로 체포돼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17개월만에 풀려난 뒤 미국 귀환 6일만에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