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 폭행 사망' 미혼모, 살인 대신 학대치사죄로 기소
▲ 3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미혼모와 그의 지인
3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미혼모와 범행에 가담한 그의 지인에게 검찰이 살인죄 대신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정은혜 부장검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24살 A씨와 그의 지인인 22살 B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3명 중에는 사건 발생 현장인 빌라에서 함께 살던 A씨의 동거남 32살 C씨도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경찰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상습상해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동거남 친구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A씨 등은 지난달 14일 경기도 김포시 한 빌라에서 옷걸이용 행거봉과 주먹 등으로 3살 난 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10월 27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19일 동안 번갈아 가며 거의 매일 아이를 폭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아이가 사망한 당일에는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꼭꼭 십어 먹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8∼9시쯤 B씨의 김포 자택에서 이미 숨진 딸을 택시에 태우고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의 원룸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사건이 발생한 B씨 자택에는 숨진 아이를 제외하고 성인은 A씨와 B씨 외에도 A씨의 동거남과 동거남의 친구 등 모두 4명이 함께 있었습니다.
이들 4명은 택시를 타고 함께 인천으로 이동했지만, A씨를 제외한 3명은 A씨 자택 근처에서 먼저 내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A씨가 숨진 딸을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자택 폐쇄회로(CC)TV에 담겼습니다.
이들은 숨진 아이가 목욕탕에서 씻다가 넘어져 사망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로 사전에 말을 맞췄지만 경찰 수사로 들통이 났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A씨와 B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할 때는 살인으로 죄명을 변경했으며 A씨의 동거남에게는 살인방조 등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이 범행 당시 C양의 사망을 예견하긴 어려웠다고 판단해 다시 학대치사죄로 죄명을 바꿔 재판에 넘겼습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을 경우 인정됩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폭행이나 학대로 피해 아동을 사망하게 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살인의 범의(고의성)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고 학대치사죄를 적용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출처 :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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