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황교안 사이 더 틀어지게 만든 청 비서관의 문자 한 통
• 김광진 정무비서관 “천막 설치 불가 지역 철거해달라…형평성, 규정상 문제”
• 김도읍 황 대표 비서실장 “목숨 건 단식에 화답은 없고…문 대통령 뜻이냐?” 발끈
7일재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 인근에 설치된 천막 안에 누워 있다 / 연합뉴스
안 그래도 서먹한 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이가 청와대 한 비서관의 문 자 한 통으로 더 틀어졌다.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어제(25일) 황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게 보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부근에 설치된 천막 철거 요청 문자때문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김 비서관으로부터 "분수대 광장은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경찰 등 실무자들도 고충이 크니 자진 철거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받았다며 이를 공개했다.
김 비서관이 보낸 그 문자에는 "황 대표님의 힘든 상황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지만, 그곳에서 오랜 기간 집회를 이어오던 분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규정상 문제가 있다"는 원칙적 입장이 담겨 있었다.
자유한국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이 25일 공개한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문자 / 연합뉴스
김 의원은 "황 대표가 바람막이로 쓰는 천막을 철거하라는 게 과연 문 대통령의 뜻인지 묻고 싶다"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우리에게 확인시켜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제 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는데 (청와대가)거기에 대한 화답은 없다"면서 서운함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처음부터 (청와대가) 천막 치는 일을 방해했다"면서 그곳에 천막을 치게 된 경위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김 의원 말에 따르면, "그런 상황에서 우리 뜻을 관철하기 위해 비닐로 바람을 막고 영하의 추운 날씨를 견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천막도 치지않은 상태에서 "비서실장 입장에서 도저히 목숨을 건 투쟁을 하는 황 대표가 칼바람을 그대로 맞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천막을 다시 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일부터 7일째 단식 투쟁 중인 황 대표가 머무는 청와대 앞 천막도 초록색 텐트에서, 파란색 천으로 덮은 임시 비닐집을 거쳐 현재는 흰색 몽골식 텐트로 바뀌었다.
25일부터 급격히 건강 상태가 악화된 황 대표는 현재 몽골식 텐트 안에 누워 있는 상태로 단식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