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609 집창촌'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 • `해운대 609` 집창촌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37층 `레지던스 호텔` 들어선다
- • 부산 해운대 집창촌 `609`의 철거 작업 60여 년 만에 시작
해운대 '609' 철거 현장 사진 좌측에 철거 직전의 초라한 성매매 업소가 보인다. / 사진 이하 최학봉 기자
1950년 한국전쟁 폐허 속에 먹고살기 어려운 혹독한 시절 생활 전선으로 내몰린 부녀자가 급증하여 생겨난 해운대 집창촌 '609'의 철거 작업이 60여 년 만에 시작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뒤에는 '609'라는 사창가가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미군을 상대로 하는 성매매 업소가 생겨난 후 지난해 초까지 장장 70년 가까이 영업한 성매매 집장촌 30여 업소의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해운대 ‘609’라는 명칭은 한국전쟁 이후 1971년까지 해운대 해수욕장 동백섬 인근에 자리 잡은 미군 수송부대 명칭인 ‘609’를 따 온 것이다.
그동안 해운대관광지 중심에 대규모 '609' 사창가는 공공기관과 민간에서 호텔과 공원 등으로 개발을 추진했으나 부지 매입과 막대한 비용 등의 문제로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나 2017년부터 집장촌 개발사업을 추진해온 부동산 개발 사업자인 A사가 ‘609’ 일대에 22곳 필지를 사들여, 지난해 해운대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으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고 지난달 말부터 집장촌 건축물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시행사는 철거 후 지하 5층, 지상 37층 생활숙박시설로 건축하게 된다. 현재 이 일대에는 신라스테이, 앰배서더호텔, 호텔 블루스토리, 호텔 도쿄인 등 고급 비즈니스호텔이 성업 중이며 철거 현장 옆에는 해운대 뷰티크테라스 호텔 신축공사가 올 6월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거 현장 옆에는 해운대 뷰티크 테라스 호텔 신축공사가 올 6월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70년 민족전쟁의 비극 흉물의 해운대 '609 집창촌'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규모 관광시설 고급 풀빌라 레지던스 호텔로 화려하게 태어난다.
현재 부산 3대 성매매 집결지라고 불리던 부산진구 범전동 300번지 사창가 자리는 삼한골든뷰 아파트가 들어섰고, 해운대 '609'는 풀빌라 레지던스 호텔로 태어나고 마지막 남은 부산 최대 성매매 집결지 서구 '완월동'만 남았다. 완월동도 현재 풍전등화다.
부산 완월동은 일제 강점기 때 들어선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된 유곽(국가의 허가, 묵인을 받고 성매매 영업)집장촌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함은 물론 일본 ‘기생관광지’의 오명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졌다.
완월동은 성매매 특별법 시행 후 2017년부터 폐쇄 절차에 들어갔지만 경찰의 단속을 비웃고 음성적인 영업을 해오다 부산경찰청이 지난달 시범케이스로 30일 성매매 업소 2곳을 적발해 해당 건물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 법원에서 3억 5천만원 인용 명령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완월동에서 인용 명령이 내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의 신의 한수 초강경 대응으로 완월동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이다.
부산의 3대 집장촌이 사라져도 성매매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음성적 성매매가 더욱 활성화되는 '풍선효과'로 이어져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집창촌을 떠나 출장마사지, 오피스텔 마사지, 서면 마사지샵, 이발소 등 더욱 음성적인 성매매 업소로 흘러 실제 경찰의 성매매 단속 건수는 급증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