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가 2년7개월 겪은 문 대통령은 '이런 사람'이었다
- • “한국 남자로는 유례 없을 정도로 진중하고 배려심 많아”
- • “유머가 적고 진지해…아랫사람에겐 좀 더 어려울 수 있어”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석상에서 문재인 대통령 옆에 앉아 있다 / 이하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그 연세에 한국 남자로서는 거의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진중하고 배려심이 많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 총리는 어제(19일) 오후 정부 세종청사 총리 공관에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2년 7개월동안의 재임 소회를 밝히고 “저에게 한 번도 빼지 않고 ‘님’자를 붙여 부르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를 많이 신뢰해 주셨다는 것”이라면서 "저의 역량 때문이 아니라 대통령의 배려 덕분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고 문 대통령의 '배려심'을 부각시켰다.
이 총리는 이어 총리직을 그만두게 된 것도 문 대통령의 '배려' 차원이었음을 내비쳤다.
이 총리 말에 따르면 "2차 개각이 있던 올 여름 무렵에 대통령이 '총리가 정부에서 더 일했으면 좋겠지만 생각이 어떠신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가장 중요한 문제가 총선이고, 정부 여당에 속한 사람으로서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장에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지난 17일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를 직접 발표하면서 "이낙연 총리님이 내각을 떠나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 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말도 새삼 주목을 받았다.
이 총리는 또 문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 "어려운 것까지는 아닌데 유머가 적고, 진지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 총리는 "진지함이 아랫사람에겐 좀 더 어려울 수 있지 않으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