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친구가 너무 얄미워요.pann
자격지심인거 저도 압니다..
하지만 쉽게 없어지지는 않는 감정인것 같아요.
친구 얘기에요.
30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친구들 사이에서 빈부격차가 확실히 드러나더군요.
모두가 취업조차 어려운 이 시기에
슬리퍼 하나도 쉽게 쉽게 명품을 사고
백화점에선 그친구만을 위해 뭔가를 준비하고
어릴때부터 즐기던 골프, 스포츠도 수준급에
이미 20대부터 즐기던 고급외제차.. 호텔식사..
그 친구가 무얼하든 누굴만나든
경제적으로 완전하게 받쳐주는 집안과 부모님덕에
단 한 순간도 그 친구는 어디가서 기죽는걸 본적이 없네요.
당차다고 해야할까요, 예의가 없다고 해야할까요..
당참과 무례함 그 경계 어딘가에 서있는 말투도, 그러면서도 뭐가그리 좋은지 늘 생글생글 웃는 그 표정도
너무 부러우면서도 얄미워요..
맨날 입버릇처럼 하는말이 사람 사는게 다 똑같대요. 자기도 똑같이 힘들대요..
그렇다는데.. 저는 글쎄요..
당장 우리 또래 나이의 사람들은 월 2~300만원 벌면 잘 버는거고 명품가방 한 번 사기 힘든게 현실인데
사고싶으면 사고 먹고싶으면 먹는 그 인생에서 뭐가 그렇게 힘들고 벅차다는걸까요..?
초고급 호텔에서 결혼식을 준비하고
오늘은 무슨꽃을 살까 무슨 외제차를 살까 고민하는 그 인생에서는 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어서 징징거리는걸까요.
어릴때는 부모님이 의사고 판사면 집이 부자인줄 알았어요.
집에 몇백억이 있거나 강남에 살거나 건물주면 부자인줄 단순히 그렇게 알았어요.
근데 살아보니 아니더라고요..
의사 수천명.. 판사도 수천명.. 건물주도 수천 수만명.. 강남 사는 사람은 더 수두룩..
그래서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엔, 아 부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되게 많구나 흔한거구나 하는 바보같은 생각으로 나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며, 또 언젠가는 저도 그들처럼 착실하게 살다보면 비슷한 사람이 될거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이 친구를 보면 꼭 모든게 무너져 내리는것 같아요..
집안이 이미 수천억대 자산가이니.. 1억, 10억 정도 쓰는건 너무도 쉬워보이고.
호텔도 백화점에서도 어디서도 그 친구 비위를 살살 맞춰대는데, 걔는 사람들 모두가 친절해서 좋다는 힘빠지는 소리를 해요.
본인의 배경덕에 모두가 친절하게 대하는걸 모르고 자기는 늘 긍정적인 사람이래요..
이제는 그 친구가 뭘해도 미워보여요..
행복해보이는 그 애 일상도 너무 싫고 화목한 걔네 집안도 싫고
뭐든 악착같은 끈기와 열정으로 해내고 있다는 그런 긍정적이어보이는 헤실거림도, 부모가 늘 검소함을 가르친다는 재수없는 얘기들도 얄밉고 짜증나요..
살면서 사람이 돈을 모은다는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걔한테는 이 세상이 얼마나 만만할까요..
다른사람들도 저같은 생각을 할까요.
걔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걔는 더 잘되는것만 같고 저는 늘 제자리인것 같아 답답한데
어차피 그 애 인생에서 저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친구중 하나일뿐이라는걸 알면서도 저만 걔를 생각하고 미워하고 있네요.. 정말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덧붙입니다.
사실 감안하고 쓴 글이라 댓글들의 내용이 그리 놀랍지는 않았어요. 저 스스로도 자격지심인걸 알고 있고 그렇기에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지 이 감정들을 어떻게 이겨내면 좋을지 너무 답답하고 고민돼서 글을 쓴거고, 생각보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는것에 작게나마 위안도 받았네요.. 비록 몇분이긴 하나 저 또한 열심히 살아왔다고 그런 감정 가지는게 당연하다고 편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해가 있는것 같아서 덧붙이자면
제가 그 친구 집안을 뒷조사 하거나 뒤를 캐거나 어울리지도 않는 자리에 억지로 껴서 사귄 친구는 아닙니다.
그 친구에게 묻지 않아도 본인이 은연중에 스스로 얘기하는 것들이 있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안이나 재산에 대해 알게 되는것이 있었고, 그 점이 그 애의 얄미운 행동 중 하나인데.. 저는 제 글에서 그런것들이 보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댓글들은 대부분 제가 갖는 질투심에만 단편적으로 중점이 맞춰져있네요. 눈치 채신 분들은 아실거라고 생각하고요.
보통 사람들한테 집을 얻는다는게 쉬운일인가요?
저는 반대로 묻고 싶네요. 어려운 이런 시국에 살고 싶은곳 골라서 쉽게 쉽게 고급아파트 얻어서 살면서 주변 사람 눈치 한 번 안보는게 그 애 특유의 얄미운 포인트예요. 몇십억짜리 집에 살면서 자기 집안은 검소하다 말하고, 같이 있다가도 지인들이랑 통화할때는 꼭 눈치보면서 나가서 받는것도 은연중에 우리같은 사람들이랑 자기 지인들은 같이 어울릴 사람 아니라고 선긋는 느낌.. 안당해보면 모를거예요. 몇년을 알고지냈지만 주변 지인들은 이 친구에 관해 아는게 하나도 없다고들 말해요. 친한데 안친했고,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멀더군요. 그래놓고 또 친구 위하는척 친구들 아끼는척.. 그렇게 아끼는 친구들한테 집있고 건물 많고 땅 많은거 뻔히 아는데 재산은 칼같이 속이고..
댓글처럼 오히려 신분이 있다는말?
그 말이 맞는것도 같아요. 네. 태생이 다른걸 인정해야지 어떡하겠나요. 차라리 그 말이 더 위로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