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적어보는 내가 만난 진상들(스압주의)
사회적 지위나 체면은 없지만 본업이 드러나지 않게 알바 경험만을 토대로 하겠습니다.
새벽녘이라 감정 과잉 방지를 위해 음슴체 구사할테니 양해바랍니다.
1. 스키복판매
허리 32.33쯤 입는 아주머니가 남편과 함께 오심.
남편은 심드렁한데 아주머니는 오늘 꼭 사야겠다는 눈치.
하필 사이즈가 다 나가고 30뿐인데 아주머니가 꾸역꾸역 입으심. 나도 남편분도 만류하지만 가끔30도 맞는다며 고집부리심. 울룩불룩 뱃살 드러내고 허리 뒤춤 고무줄 팽팽한데 좋다고 거울보며 포즈. 남편이 귀찮아하며 가서 밥이나 먹자니까 훅 하고 기운 빠지심. 그덕에 힘주고 있던 허리 버클이 피융ㅡ옷 망가뜨리고 빤스런.
50대 아저씨 . . 방수 되냐길래 그렇다 했더니 스키복을 입에 가져다 댐. 손바닥으로 안쪽 받쳐들고 입으로 호ㅡ호ㅡ불어봄.
말렸지만 방수 되는지 시험도 안하고 어케사냐고 화냄. 물론 구입하지 않음.
2.토스트가게
상당히 저렴한 토스트였고 여대 앞이었음.
미리 계란 한판에 당근. 양배추 . 파 섞어놓고 국자로 떠서 조리. 소스도 비법소스 미리 제조해놓음.
여대생 한명이 야채 싫다며 다 빼달라 함.
이미 다 섞여있고 손님 많아 그건 어렵고 최대한 야채없는 쪽 계란물 떠서 하겠다고 양해구함.
뾰루퉁 하더니 소스 바르는 순서됐을때 너무 다니까 설탕 빼달라함. 죄송하지만 소스도 미리 제조라 불가능하다 했더니 됐다면서 이삭토스트간다고 쌩 가버림. 만들어놓은거 내가 먹고 돈 채움.
3. 카페트. 러그
어떤 중년부인이 오더니 이사해서 거실 카페트 필요하다며 한참 고름. 손님 오는데 아늑해보이고 싶다고.
사이즈 색상 맞춰서 성의껏 골라줬고 만족하며 계산. 그러더니 나흘 후에 카페트 둘둘 말아 들고 옴.
집 가서 보니 생각한 색상이 아니라고 함.
펼쳐봤더니 맥주 흘린자국, 음식기름 자국, 김치국물 보임.
집들이 하고 고대로 환불한 것임ㅠㅠ
매니저 오셔서 보더니 세탁비 얘기했는데 본사에 민원 넣는다고 개난리쳐서 그냥 환불처리해줌.
4. 과외
첫 학생이라 정성껏 가르침.
그 애 아빠는 제조업 다니시고 엄마는 노점 분식하심.
가끔 그 애 엄마가 장사가 안된다.. 얘라도 배워야 우리집 산다. . 그러길래 뭔가 안쓰러웠음.
그러다가 둘째달 접어드는데 과외비를 미루심.
미루고 미루더니 셋째달 접어든 어느날 순대에 들어가는 돼지 간을 주심ㅠㅠ 익히지도 않은 거였고 너무 징그러워 사양하고 싶었으나 무안해하실까봐 들고 옴.
울집 주방에서 펼쳐본 울 엄마 " 꺅 " 비명 시전.
며칠후 밀린 과외비 얘기하니 돼지 간이 과외비였다고 이상한 소리하심. 심지어 담달은 소간으로 주겠다고ㅠㅠㅠㅠ 내가 어리기도 했고 뭔가 무서워져서 과외비고 뭐고 내 쪽에서 빤스런함.
5. 학원 강사.
시간강사 시절.
동료 남자쌤 하나가 술만 마시면 멍멍이가 됨.
평소엔 원장 방귀소리에도 "와ㅡ우렁차시네요" 이러는 아부형 인간이 술 취하면 뵈는게 없음.
회식 끝나고 길에서 행인의 반려견 발로 차서 시비 붙은 적도 있는데 어느날 일이 벌어짐.
공교롭게도 나 관둔다고 송별회한 날인데 이 쌤이 뜬금없이 "인생 그렇게 살지말라고오오오!!!" 사자후 하며
원장 멱살을 잡아버림.
원장도 경상도 상남자라 가만있지 않고 길거리에서 둘이 멱살잡은 채 부르스를 춤. 둘이 붙들고 빙빙 도는데 둘다 구두 신어서 묘하게 리듬감 있는 발소리.
원장님 어퍼컷이 먼저였는지 그 쌤의 삑사리 잽이 먼저였는지는 기억도 안남.
결국 원장님 사모님까지 오셔서 다같이 뜯어말리고 강제 귀가.
담날 아침 일찍 원장님이 나한테 전화하심.
원래 난 어제부로 일 끝난건데 급히 나와달라고.
출근해보니 원장실 유리창으로
안경다리 테이프로 고정해서 삐뚤어진 안경 쓰고 죄인마냥 앉아 있는 그 쌤과 셔츠 안쪽으로 목에 할퀸 자국 난 원장님이 마주 앉아있음.
엄청 축 처진 어깨로 고개 숙이고 나한테 오더니 빌려간 책 돌려준게 마지막 모습임.
그 쌤 그렇게 짤리는 바람에 난 그 분 후임 올때까지 한 달 더 일함.
6. 워터파크
이건 웃긴 일 진짜 많았음.
수영복 입었는줄 알고 홀딱 벗고 나오는 사람 시즌마다 1ㅡ2명씩 꼭 있음ㅋㅋ
신기한게 동시에 그꼴을 보는건지 군중의 함성 같은 비명 소리가 거의 동시에 꺄아악! 하고 울려퍼짐.
근처 근무자에 따르면 비명소리에 놀란 누드아저씨가 옆에 꼬마가 들고있던 포카리스웨트 캔 뺏어서 중요 부위만 가리고 뛰어들어갔다고 함. ( 뭘 모를때라 우리끼리 캔으로 가려지냐며 웅성웅성.)
한번은 락커룸에 넣어둔 옷과 물건이 다 사라졌다며 남자손님이 막 화내심. 남자 매니저님께 말씀 드렸고 매니저님이 락커룸 따라들어가심. 잘 해결됐는지 그 손님 나가시길래 도둑 잡았나 햇음.
나중에 들은 얘기론 그 아저씨가 자신의 옷을 52번에 넣어두고 바로 옆 51번을 잠근채 그 키 들고가신 것ㅋㅋ 훌렁 열려있던 52번에는 아저씨 옷이랑 지갑 고대로 있었음.
슬라이딩 타다 신체노출 되는건 거의 3ㅡ4일에 한번꼴.
젊고 예쁜 아주머니가 비키니 입고 탔는데 비키니 하의에 프릴장식이 찢어짐.
신체노출은 없었지만 너무 화를 내심. 물이 안좋다.. 정원대로 받는거냐. . 별별 트집 다 잡아서 실장님이 원하시는걸 말씀해달라고 했더니 가족수대로 공짜표 요구하심. 실장님 오케이했더니 급싱글벙글. 프릴장식 찢어진 채로 아주 즐겁게 놀다 가심.
적다보니 이 정도 진상은 양반이구나 싶기도 하네요.
요즘은 진상도 진화했는지 쎈 사람들이 워낙 많더라구요.
그냥 심심해서 주절주절 해보았습니다.